배달 수수료, 한국만 비싸다?…미국·캐나다 ‘상한선’도 15%로 높아 [씁쓸한 배달왕국]

입력 2024-09-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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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이츠, 저스트잇, 그랩 등 글로벌 배달업체 수수료 10~30% 수준

전문가들 “국내와 해외, 인건비 차이 커 단순 비교 어려워”

▲'우버이츠' 배달 라이더가 주문 현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으로 외식업계가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해외 배달업체들의 중개 수수료율은 한국보다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수수료율 상한제를 도입해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상한선 또한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요 배달업체들은 중개수수료를 판매가의 10~30%가량을 받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통상 9.8%를 받는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세계 최대 배달업체 ‘우버 이츠(Uber Eats)’는 식당 운영자에 중개수수료로 판매가의 15~30%가량을 부과한다. 수수료는 3단계로 나눠 운영하며 비쌀수록 광고 노출 등의 혜택을 준다. 미국 서부의 도어대시는 10~15% 수준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유럽 기반 배달 기업 ‘저스트잇(Just Eat)’도 중개수수료를 14%로 책정했다. 게다가 배달 주체가 별도 팁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동남아 주요 배달업체 ‘그랩푸드(GrabFood)’도 15~30%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비싼 수수료율이지만,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상한선이 있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국내 자영업자들이 '수수료 한도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수료 한도제는 이름 그대로 배달 플랫폼 업체가 식당에 청구하는 배달 수수료 등의 상한을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정책을 말한다.

애초 미국에서 이 정책은 코로나19로 배달 주문이 늘어나자 외식업계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시기 배달 플랫폼들이 30%에 가까운 수수료를 챙기면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시로 도입한 이 정책은 미국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등에서 주문 가격의 15% 이하 수수료로 영구화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州)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2020년 수수료 20% 상한제를 일시 도입했다가 2022년 법 제정을 통해 지난해부터 정식으로 시행하고 있다.

다만 해외 배달 산업의 경우 우리나라와 상황이 달라 이런 규제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인건비가 우리나라와 차이가 크다는 점이 단순 비교가 어려운 이유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서구권의 경우 인건비가 비싸 우리나라보다 높은 중개수수료를 적용할 수밖에 없는 반면 동남아의 경우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규모의 경제'로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배달 플랫폼 수수료율이 비싸다고 하지만 외국이 훨씬 더 높은 경우가 많다"며 "정부는 수수료율 자체보다는 배달 플랫폼 3사에 대한 시장 쏠림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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