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보증사고 주택 경매 전 매수… "매입 물량 늘릴 것"

입력 2024-08-2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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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 주택을 활용, 전세로 저렴하게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HUG 든든전세주택'을 확대 보완한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의 한 주택가에 빌라가 밀집해 있는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 주택을 사들여 전세주택으로 활용하는 'HUG 든든전세주택' 공급 물량이 확대된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임대인의 변제 자금 마련, HUG의 재무건전성 회복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목표다.

22일 국토교통부는 기존 집주인 주택을 대위변제금 이내로 협의매수한 후 임대하는 든든전세주택의 두 번째 유형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HUG 든든전세주택은 수도권 내 연립·다세대·오피스텔의 집주인 대신 HUG가 전세금을 돌려주고 경매를 통해 해당 주택을 낙찰받아 소득·자산 요건 제한 없이 무주택자에게 추첨제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세입자는 미반환 우려 없이 주변 시세의 90% 수준의 보증금으로 최대 8년 간 거주할 수 있다.

HUG는 지난 5~8월 든든전세주택 총 1098가구를 낙찰받은 후 주택 소유권 확보와 하자 수선에 나섰다. 지난달 후속절차를 모두 마친 주택 24가구를 대상으로 1차 입주자 모집을 진행, 2144명이 몰리며 89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60가구 공급 예정인 2차 입주자 모집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기존 든든전세는 대위변제부터 경매낙찰까지 1년 이상 소요돼 공급물량 확대 측면에서 한계를 보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든든전세주택Ⅱ다. 전셋값이 계약 시점보다 떨어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집주인이 HUG와 협의를 통해 주택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협의매수 금액은 평균 80∼82%인 경매 매입 주택의 낙찰가율을 감안, 주택 시세의 90% 이하에서 정해진다.

전세보증금(대위변제금)에서 HUG매입가를 뺀 잔여채무에 대해선 6년 동안 원금 상환을 유예한다. 통상 HUG가 대위변제를 하면 해당 금액에 연 12%의 이자가 붙지만, 협의매수로 넘기면 집주인 입장에선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신규 자금 마련도 가능하다.

HUG 또한 경매 개시 전 협의를 통해 소유권을 이전하면 낙찰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임차인에게는 주변 시세 90%의 보증금과 최대 8년의 거주기간 등 기존 든든전세주택과 동일한 조건이 적용된다.

종전 든든전세에선 매입 시에는 몰랐으나 추후 사글세 등의 형태로 해당 주택을 단기 점유하고 있는 임차인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 경우 점유자를 내보내야 해 실제 공급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든든전세 Ⅱ유형에선 실제 공실 여부를 확인한 후 매입을 진행한다. 매입 이후 공실임을 인지, 퇴거를 거치는 과정에서 생기는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HUG는 Ⅱ유형 도입을 통해 내년까지 든든전세주택 공급 물량을 당초 1만가구에서 1만6000가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까지 매입한 물량은 목표치의 10%도 못 미치는 1100여가구다. 국토부 관계자는 "Ⅱ유형이 본격 공급되고 기존 든든전세를 통해 매입한 일부 주택에서의 단기 임차인 퇴거에 속도가 붙고 나면 하반기에는 상당한 물량을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UG과 협의해 집을 판 집주인은 잔여채무 상환 시점에 당해 주택을 재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단 전세보증 가입주택 2건 이하 보유자에 한하며, 다주택자 주택은 경매로 채권을 회수한다.

HUG는 든든전세주택을 활용해 전세금 반환보증 손실을 최소화하는 한편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통해 유동성을 보완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HUG는 전세금보증보험 등을 통해 주택 시장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재무 건전성은 다소 악화된 상태"라며 "든든전세주택을 확대하면 HUG의 재무 역량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집주인 대상 주택 매입신청 접수는 다음달 6일부터 HUG 지사 4곳(서울 동부ㆍ북부ㆍ서부 관리센터, 인천 관리센터)을 통해 현장방문으로 진행된다. 입주자 모집물량은 경매낙찰 주택에 대한 신속한 후속조치 이행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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