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광복회 자체 행사 참석...'쪼개진 광복절'

입력 2024-08-1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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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8·15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광복절 노래를 부르고 있다.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친일 뉴라이트 인사'라면서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연합뉴스)

제79주년 광복절은 '쪼개진 광복절'이 됐다. '친일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과 관련해 정부·여당과 광복회·야당이 사상 처음으로 별개의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15일 오전 정부와 여당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같은 시간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와 야당은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별적으로 광복절 행사를 진행했다. 광복회는 1965년 창립 후 처음으로 정부의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행사 시작 1시간 전에 모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검정 양복을 갖춰 입고 효창공원 내 묘역들을 참배했다. 이들은 임정 요인(이동녕·조성환·차리석 선생) 묘역과 삼의사(이봉창·윤봉길·백창기 의사) 묘역, 안중근 의사의 허묘,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했다. 박 직무대행이 대표로 모든 묘역에 헌화했고, 이후 함께 묵념했다.

묘역 참배 후 민주당 의원들은 백범김구기념관 앞 계단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 직무대행은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리고 선열의 독립정신을 되새겨야 하는 광복절이지만, 올해는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다"라며 "윤석열 정권이 자행 중인 역사 쿠데타로 독립투쟁의 역사가 부정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게 엄숙히 경고한다. 나라를 통째로 일본과 친일 뉴라이트에 넘기려는 모든 음모를 당장 중단하고, 국민과 순국선열에게 사죄하라"며 "특히 김형석 관장 임명 취소를 비롯해 정권 곳곳에 창궐하는 친일 바이러스를 모조리 뿌리 뽑기 바란다. 그것이 정권이 사는 유일한 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직무대행은 "윤 정권의 역사 쿠데타를 민주당이 앞서서 막겠다"면서 "당력을 총동원해 관련 법안들을 신속히 처리하겠다. 당내에 '윤 정권 역사 쿠데타 저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함께 범국민적 저항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이후 광복회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 앞서 광복회는 정치인들을 공식 초청하지는 않지만, 개별로 참석하는 것은 막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독립운동가 이상룡 선생의 외손인 박 직무대행을 비롯해 홍범도기념사업회 이사장인 박홍근 의원, 김구 선생의 증손인 김용만 의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은 광복회 측이 공식적으로 소개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우리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직무대행은 1부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정부 주최 행사에 참석한 윤 대통령의 '사이비 지식인들이 선동·날조로 국민 편을 가른다'는 기념사와 관련해 "본인에 대한 인식을 전혀 못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통합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야 할 텐데 아직도 잘못된 통치 이념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렇게 국민을 분열시키고 역사의식을 갖지 못한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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