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세대교체 된 빅5 증권사, 상반기 '역대급' 성적 거둬...해외주식 실적 견인 주목

입력 2024-08-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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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1위 한국투자증권, 상반기 7000억 원 넘겨…'1조 클럽' 청신호
KB증권, 3700억 원 돌파…현대증권 합병 이후 사상 최대치 기록
서학개미 대폭 증가에 해외주식·채권 거래금액↑…금리인하 기대감 투심회복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투데이DB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빅5 증권사(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가 상반기 역대급 성적을 거둬 눈길을 끈다. 아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가시지는 않은 모습이지만, 지난해 상당한 충당금을 쌓은 대형사들은 흔들림 없는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해가 지날수록 국내 시장보단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며 해외 거래로 벌어들인 수익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1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빅5 증권사 중 순이익 1위는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기준 710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10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64.9% 상승한 수치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조 클럽’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1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는데, 취임 초부터 강조했던 ‘1등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위는 삼성증권이 차지했는데 지난해 4041억 원이었던 순이익이 올해 5110억 원으로 26.4% 상승했다. 이는 3월 취임한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의 능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4226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취임 후 미래에셋증권과 시가총액 1위를 다투고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2522억 원을 기록했던 KB증권도 같은 기간 3794억 원을 기록하면서 50.4% 상승해 현대증권과 합병 후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업계에서 자산관리(WM)의 고수로 불리는 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리테일 부문이 좀 더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KB증권의 2분기 금융상품 수수료 수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김미섭·허선호 대표가 이끄는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3791억 원)와 비슷한 3717억 원을 기록했지만, 해외주식에서 순이익이 크게 늘어 주목받았다.

지난 2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해외주식 예탁자산 규모는 30조9000억 원으로, 증권사 최초로 30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3조 원 이상의 추가 예탁 자산을 끌어모은 바 있다.

서학개미가 대폭 증가하면서 해외주식이나 채권 등의 거래금액은 크게 늘었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회복된 덕분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자본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을 매도·매수한 금액 총합은 2552억834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5.3% 넘게 증가한 수치다.

시장에선 하반기에도 밸류업 프로그램과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시기 도래 등을 고려했을 때 증권 업종의 전망은 밝다고 예상 중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증시 거래대금의 양호한 흐름세가 지속할 것”이라면서 “양호한 2분기 실적을 통해 부동산 PF 우려를 완화하며 높아진 이익 체력을 기반으로 적극적 주주환원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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