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즈 美민주당 부통령 후보 결혼기념일은 6ㆍ4 톈안먼 항쟁일...중국서 '각광'받는 이유

입력 2024-08-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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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중국서 교사로 일한 경력
고등학생 중국 연수 보내는 등 애정 보여와
부통령이라는 한계로 미·중 갈등 풀 수 없다는 지적도

6ㆍ4 톈안먼 항쟁일이 곧 결혼기념일?

▲팀 월즈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라스베이거스(미국)/AP뉴시스

6ㆍ4 톈안먼 항쟁일을 자신의 결혼기념일로 정한 미국 정치인이 있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다. 중국에서 톈안먼은 금기어지만, 중국 대중 사이에서는 자국에 남다른 애정을 표시해 온 월즈는 ‘인기 정치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월즈가 미·중 관계를 풀 수 있는 ‘외교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는 월즈의 ‘중국 이력’에 대한 게시글이 넘쳐나고 있다. 월즈가 1989년부터 1990년까지 1년 동안 중국에서 미국 역사, 문학, 영어 교사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1989년은 중국에서 톈안먼 사태가 일어난 역사적으로 중요한 해다.

한 중국 누리꾼은 팀 월즈가 남부 광둥성 포산시에서 영어를 가르쳤을 때 동료였다고 말하며, 월즈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월즈의 독특한 배경이 그가 중국에 대한 진심 어린 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중 관계가 어려운 시기에 두 나라 간 문화 교류를 촉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기대했다.

▲1989년 6월 5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중국인 남성이 도망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월즈는 중국에 대한 애정을 오랜 기간 나타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의 아내 그웬 윌즈는 “남편과 시위 5주년인 1994년 6월 4일에 결혼식을 올린 것은 남편이 톈안먼 사태를 기억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월즈는 아내와 ‘에듀케이션 트레블 어드벤처스’라는 회사를 설립해 2003년까지 매년 미국 고등학생들을 중국으로 여름 단기 연수를 보냈다.

다만 월즈의 경험이 미국 내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일부 당원들은 월즈가 중국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더라도 중국과의 관계에 관대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월즈가 후보로 나선 부통령은 외교 정책을 직접 수립할 권한이 없으므로 한계도 명확하다.

그런데도 월즈만큼 중국을 잘 ‘알고 있는’ 미국 정치인은 미국에 이점이 된다. 중국 공산당의 정책과 중국 국민 간의 괴리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통해 미국이 무역, 영토 분쟁, 대만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더욱 현실적인 관점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에 대한 특별한 경험이 있는 정치인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이후 대선 출마 후보 중 처음이기도 하다.

▲2019년 9월 20일 홍콩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이 미국 의회에 제안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의 통과를 요구하면서 미국 국기를 들고 있다. 홍콩/AP뉴시스

한편 월즈는 2006년 연방하원의원으로 정치생활을 시작한 이후 중국의 인권 탄압과 관련한 법안도 수차례 발의했다. 톈안먼 시위 20주년에는 투옥 시위 참가자들의 처우 환경 조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2017년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도 공동 발의했으며, 중국 정부가 피하는 인물인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을 만났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이력이 월즈를 단순히 '중국 애호가'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중요한 정치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도 월즈를 ‘반중’ 인사로 낙인찍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월즈가 중국에 보여온 애정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에 대한 월즈의 ‘애정’과 ‘현실적인 관점’으로 두 나라 간 갈등을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미국이 중국과 깊이 교류하는 것은 중국이 더욱 폐쇄적이고 고립되는 시기에 두 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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