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1억2500만 달러 과징금 판결에…SEC·리플 각자 유리한 해석

입력 2024-08-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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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SEC가 청구한 20억 달러의 6%…업계와 법치주의 승리”
SEC, “XRP 기관 판매 금지, 리플 청구 금액 12배 벌금” 논평
기관 판매 금지에 국제 송금 서비스 ODL 불가 우려도 나와

(사잔제공=리플랩스)

리플에게 부과된 1억2500만 달러(약 1704억 원)의 과징금을 두고 리플 측과 SEC 측이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4년간 지속됐던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사이의 소송 판결이 나오면서 양측은 각기 다른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7일(현지시간) 아날리사 토레스 뉴욕 남부지방법원 판사는 리플랩스에 기관투자자에 대한 리플 판매에 대한 민사상 1억2500만 달러 벌금 납부와 기관 판매 중단을 명령했다. 다만, 토레스 판사는 SEC가 요청한 그간 판매 수익 환수는 인용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7월 판결을 확정한 것이다. 지난해 7월 13일 토레스 판사는 리플랩스가 일반 대중에게 리플을 판매한 것은 연방 증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면서도, 기관투자자에 리플을 판매한 것은 증권법 위반으로 봤다.

리플랩스에 1억2500만 달러라는 벌금이 부과됐지만 이는 SEC가 청구한 20억 달러의 6% 수준이었던 만큼, 업계에선 리플이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판결이 나온 날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자신의 X(구 트위터)에 “SEC는 20억 달러를 요청했고 법원은 그 요청을 94%까지 줄임으로써 그들(SEC)이 과도하게 법을 집행했다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우리는 회사를 계속 성장시킬 수 있는 명확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리플과 업계, 법치주의의 승리”라고 덧붙였다.

다만, 8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의 엘리노어 테렛에 따르면 SEC 역시 재판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건물 외벽에 인장이 부착돼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SEC 대변인은 “법원은 리플의 기관 판매 금지 가처분과 리플이 제시한 금액의 12배가 넘는 벌금을 포함한 SEC 구제안을 승인했다”면서 “법원 판결대로 증권법은 기업이 사용하는 기술이나 라벨과 상관없이 투자 계약을 제안하고 판매할 때 적용된다”고 논평했다.

이와 관련해 테렛 기자는 “양측의 긍정적 반응을 볼 때, 이번 구제 판결에 대한 항소 가능성은 낮은 것 같다”면서 “최종 판결이 나온 만큼, (기관 판매와 제3자 판매를 구별한) 2023년 7월 판결에 대해 항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리플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인 ODL(Ripple On-Demand Liquidity)가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중이다. 판결로 인해 기관을 상대로 한 리플 판매는 증권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리플 페이먼트로 브랜드를 변경한 ODL은 국경 간 거래에 리플을 매개로 효율적인 송금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제송금 솔루션이다.

이에 대해 보안 플랫폼 캡사인(CapSign)의 설립자 매트 로젠딘은 “이번 미국 법원 판결이 기관에 리플(XRP)을 매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면서 “리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 면제(securities exemption)를 신청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친 리플 변호사로 알려진 제레미 호건 변호사 역시 8일(현지시간) X에 “이번 판결이 리플 ODL(Ripple On-Demand Liquidity) 금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ODL 판매 대부분이 미국 관할권 밖에 있고, 필요시 증권 면제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4월 리플은 지난해 7월 기관 판매에 대한 증권성을 인정한 약식 판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ODL 서비스에서 리플을 테더(USDT)로 전환한 바 있다.

한편, 판결 소식이 알려지며 0.5달러대에 머물던 리플은 20% 넘게 상승해 0.6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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