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문제로 위기 봉착한 유상임 후보자…“부모 바람대로 안돼”

입력 2024-08-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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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강남 8학군 위장전입·자녀 마리화나 흡입, 사퇴해야"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자식, 부모 바람대로 되지 않아"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 문제로 위기에 봉착했다. 국회 과방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유 후보자 자녀의 마리화나 흡입과 강남 8학군 위장전입을 문제로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청문회를 자정이 가까운 오후 11시 42분께 마무리했다. 청문 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다. 재료공학부 학자 출신으로 당초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하리라 생각했던 관가 안팎의 예상과 달리 후보자의 자녀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청문회는 후보자 장남 병역 기피 의혹 관련 자료 제출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유 후보자는 관련 자료를 청문회 시작 10분 전에야 제출했고, 야당 측에서 이에 반발하며 청문회 연기를 주장했다. 갈등은 봉합됐지만, 이 과정에서 청문회는 예정 시간보다 40분가량 늦어진 오전 10시 42분부터 시작됐다.

이어진 청문회에서는 후보자 장·차남 위장전입 의혹, 장남 병역 기피 의혹 등에 대한 송곳 검증이 이뤄졌다. 유 후보자는 장남과 차남의 강남 8학군 중·고교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면서 이를 시인했다.

다만 병역 기피 의혹은 여야 의원들의 자료 검토 결과, 질병에 의한 병역면제가 납득할 만하다는 판단이 이뤄졌다. 면제 사유인 구체적인 병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논란은 질병을 증명하는 자료, 미국 입원 당시 진료 기록에서 불거졌다.

야권에 따르면 2013년 2월 후보자의 장남은 미국에서 불법체류를 하던 시기 현지 병원에 2주 간 입원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방위 여당 간사)은 전날 이를 두고 "질병 때문에 병원에 간 게 아니라 경찰 신고 때문에 병원에 가게 된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고 청문회는 관련 문제를 다루기 위해 오후 6시경 돌연 비공개로 전환됐다.

청문회 전 서면 질의에서 후보자는 특정 질병 때문에 불법체류를 해야 했고 역시 그 질병 때문에 입원했던 것이라고 사전 서면 질의에 답했다. 하지만 야당에 따르면 당시 장남의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주민이 경찰에 신고하는 상황이 생겼고 결국 법원의 판단을 거쳐 강제 입원이 이뤄졌다. 강제 입원 후 진료 기록에서 “부정기적으로 마리화나를 흡입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이를 두고 "전문성, 도덕성 모두 공직에 미달"이라면서 "유상임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9일 오후 "인사청문회 비공개회의에서 장남의 병역 면제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사실을 여야의원들께 있는 그대로 거짓 없이 설명드렸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유 후보자는 "질병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질병명이 적시돼 있으며 후보자가 밝힌 입원 사유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자는 "아픈 자식을 둔 부모로서 더 잘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당사자인 아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개인정보가 공개된 데 대해 아버지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자식이 부모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는 점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정책 검증 과정에서 유 후보자가 ICT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후보자는 "국민의 일상 속에도 AI가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하여 국민들께도 그 혜택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모두 발언에서 밝혔으나 정작 챗GPT 등 생성형 AI는 써본 적이 없었다. 과기정통부가 통신 주파수를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꾼 취지나 통신요금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의에도 잘 모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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