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만큼 마케팅 효과도 '톡톡'…'파리올림픽' 특수 누리는 기업은? [이슈크래커]

입력 2024-08-02 16:28수정 2024-08-02 16:2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탁구 혼합 복식 동메달을 수확한 임종훈과 신유빈조가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리정식-김금용과 삼성 Z 플립6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IOC 한국어판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하나, 둘, 셋! (찰칵)

'2024 파리올림픽'이 어느새 개막 8일 차를 맞았는데요. 대회 직전 금메달 5개(은 5·동 7)로 전체 15위에 오를 것이란 예상을 깨고 2일(한국시간) 기준 대한민국 대표팀은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 '종합 7위'로 선전하고 있죠.

한국 선수들이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는 가운데 올림픽 시상대에서는 낯선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는데요. 바로 시상식 후 선수들의 '빅토리 셀피 타임'입니다.

▲임종훈과 신유빈이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리정식-김금용과 삼성 Z 플립6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림픽서 빛난 삼성 Z플립…남북화합 아이콘
올림픽의 전례를 깨고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메달 획득의 순간을 셀카에 담아 화제가 되고 있죠. 이전까지 올림픽에서는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을 시상식에 반입하는 것이 금지됐으나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이 직접 시상대 위에서 셀카를 찍을 수 있게 됐는데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IOC와 파리 조직위와 협력해 메달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갤럭시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활용해 영광의 순간을 직접 찍을 수 있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올림픽 최초로 운영하고 있죠.

특히 지난달 31일 탁구 혼합 복식 시상대에서는 남북한 선수들이 다 같이 셀카를 찍으면서 크게 관심이 쏠렸습니다. 8년 만에 시상대에 오른 북한 대표팀과 12년 만에 메달을 획득한 남한 선수들이 같은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인 상황에서 또 다른 진풍경을 볼 수 있었죠.

앞서 삼성전자는 프랑스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참가 선수 1만7000여 명에게 갤럭시Z 플립6를 제공했는데요. 선수촌에 입소한 선수들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림픽 키트'라며 이를 자랑하는 영상으로도 화제를 모았죠.

이는 최초의 올림픽 에디션으로 각국에서 모인 선수들이 언어의 장벽 없이 소통하고 전 세계 팬들에게 올림픽의 감동을 생생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요. 갤럭시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은 선수들이 파리에 머무는 동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특화 서비스와 앱 등이 탑재됐습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여자 양궁 단체 국가대표 선수들(왼쪽부터 남수현, 임시현, 전훈영), 코치진(왼쪽부터 양창훈 감독, 김문정 코치)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여자 양궁 단체 국가대표 선수들(왼쪽부터 남수현, 임시현, 전훈영), 코치진(왼쪽부터 양창훈 감독, 김문정 코치)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협회의 정석' 현대차그룹…무한한 양궁 사랑 회자

갤럭시Z 플립6의 대대적인 홍보로 삼성은 이번 대회에서 톡톡한 마케팅 효과를 누렸는데요. '올림픽 특수'에는 꾸준히 지원했던 이 그룹도 빼먹을 수 없죠.

바로 대한양궁협회 회장사(社)인 현대차그룹인데요. 현대자동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습니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 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의 후원이기도 한 현대차그룹은 당시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함과 동시에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졌는데요. 이후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양궁인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대한양궁협회장을 연임하고 있죠.

대표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2020 도쿄올림픽'이 미뤄지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자 현대차그룹에서는 "올림픽 대회와 같은 규모의 상금이 걸린 대회를 열게 해줄 테니 외적인 부분은 전혀 걱정하지 말아라"는 말로 선수들을 안심시켰다는 건 유명한 일화 중 하나인데요. 한국 양궁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마다 "정의선 회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이 빠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파리 대회를 앞두고도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요. 2021년 도쿄 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했죠. 훈련 장비 기술지원부터 축구장 소음훈련을 비롯한 특별 훈련·파리 현지 식사·휴게공간·전용 훈련장까지 아끼지 않는 지원을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정성에 하늘도 감응한 것일까요.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은 파리 대회를 기점으로 여자 대표팀이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남자 대표팀까지 단체전에서 3연패를 달성했습니다.

▲6월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출정식에 국가대표 펜싱 선수들이 참여했다. (출처=SK텔레콤)

정상급 펜싱 이끈 SK그룹…금전 후원 넘어선 '진정성'

양궁 뒤에 현대차그룹이 있다면, 펜싱 뒤엔 SK텔레콤이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펜싱은 한국 대표팀의 효자 종목으로 떠올랐는데요.

한국 펜싱은 1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오상욱,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이 금메달을 합작했죠. 오상욱은 개인전 금메달에 이어 대회 두 번째 금메달까지 가져왔습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올림픽 3연패 금자탑을 세운 배경엔 SK그룹의 전폭 지원 지원이 녹아있죠. 사실 유럽을 비롯한 서구의 종목이나 다름없던 펜싱에서 한국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건, 대한펜싱협회의 꾸준한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습니다. 대한펜싱협회는 2003년부터 SK텔레콤이 회장사를 맡아왔는데요. 협회를 통한 펜싱 종목 누적 지원 금액만 약 300억 원에 이릅니다.

놀라운 점은 단순한 금전적 후원을 넘어선 '진정성'인데요. SK텔레콤은 매년 1∼2개의 국제그랑프리대회를 직접 개최해 선수들이 안방에서 세계 수준의 실전 경험을 쌓도록 돕고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을 위해선 진천선수촌에 올림픽 경기장과 같은 규격의 피스트(경기대)를 만들고, 관중 함성과 경기장 조명 등 같은 조건 아래 훈련하도록 도왔죠.

한국 펜싱 역사상 첫 2관왕에 오른 오상욱은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주요 대회에 걱정 없이 참가할 수 있게 해준 SK텔레콤에 늘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죠.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 시상식에서 반효진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한국 사격 대표팀 역대 최연소 선수인 반효진은 우리나라 역대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연합뉴스)

칼·활 이은 '총'에는 한화 그룹…토대 만든 키다리 아저씨

한화그룹의 모태 기업 이름을 '한국 화학'으로 아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한화'의 모태는 사실 '한국 화약'입니다. 한화그룹의 이름에서부터 어떤 스포츠를 후원할 것이라는 '직관적'으로 떠오르는데요. 바로 사격입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 사격을 지탱하는 기둥이었는데요. 2001년 한화갤러리아 사격단을 창단한 데 이어 2008년부터는 국내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하나인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개최했습니다. 한화그룹이 2002년 이후 사격 발전 기금으로 낸 누적 액수만 200억 원이 넘죠.

'사격 황제' 진종오의 탄생은 한화그룹의 지원에서 꽃 피어난 최고의 성과입니다. 이를 토대로 파리올림픽에서도 여자 저격수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교생 반효진과 오예진이 연달아 금빛 총성을 울린 대한민국 대표팀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하는 성과를 일궜는데요.

이를 두고 신명주 대한사격연맹 회장은 "사실 이번 대회 우리 사격의 쾌거 중심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님이 있다. 20년 넘게 기초를 닦아 놓으신 덕분이다. 저는 그 길에 숟가락만 얹어놓은 것"이라고 공을 돌렸죠.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해를 끝으로 "장기간 후원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새로운 기업이나 개인에게 기회를 열어줄 때"라며 회장사에서 물러났죠.

▲CJ그룹은 (좌측부터) 브레이킹 종목의 '홍텐' 김홍렬, 수영 종목의 황선우, 골프 종목의 안병훈을 후원하고 있다. (출처=CJ그룹)

'홍텐, 임성재 후원' CJ그룹의 '코리아 하우스', 파리 핫플 부상

브레이킹 종목의 '홍텐' 김홍열과 한국 골프의 자존심 안병훈을 후원하는 CJ그룹은 스포츠 지원과 함께 머나먼 이국땅에서 한국의 문화와 콘텐츠를 알리는 데 진심인데요.

이를 위해 '코리아 하우스'가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일 대한체육회와 CJ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개관한 '코리아 하우스'가 닷새 만에 누적 방문객이 1만6000명을 넘었는데요.

파리 중심가 7구에 있는 메종 드 라 시미 건물 전체를 빌려 운영 중인 '코리아 하우스'는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도자재단, 한국국제교류문화진흥원 등 공공기관과 비비고, 카스, 포토이즘, 파리바게뜨, 하이브 등 민간기관까지 총 15개 기관이 각자의 대표 콘텐츠를 들고 참여했습니다.

▲퀴진케이' 영셰프 6인이 파리 올림픽 코리아하우스 개관식 만찬서 직접 개발한 18가지 한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출처=CJ그룹)

관광객들이 코리아 하우스 내 야외정원에 한국식 시장 콘셉트로 꾸민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시장'을 찾으면서 문전성시를 이뤘죠. 비비고 김치와 떡볶이를 김치만두·치킨만두·소불고기만두·불고기주먹밥·핫도그와 각각 곁들인 콤보 메뉴 5종을 선보이고 있는데, 외국인들은 호평 일색이 자자한 상황입니다.

11일을 기해 종료되는 파리올림픽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는데요. 복싱의 임애지, 탁구 여자 단식의 신유빈을 필두로 남녀 양궁 개인전과 혼합, 태권도, 육상, 역도 등 아직도 많은 종목의 선수들이 선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눈부신 활약에 뒤에는 이를 묵묵히 지지해준 기업들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는데요.

어쩌면 이번 올림픽에서 그레이스노트가 예측한 금메달 9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3개 이상을 수확하며 '종합 10위'에 성큼 다가설 수 있을지, 그 아름다운 여정에 기대가 모입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