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밥값 3.9억 내라" vs "못 낸다"...청량리 신축 단지서 '조식 서비스' 반년째 중단

입력 2024-07-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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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 "3억9000만 원 못 받았다"…조식 서비스 '중단'
입주자대표회의 "가구당 부담금 터무니없어…계약 해지도 검토"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전경. (자료제공=한양)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제공되던 조식 서비스가 6개월째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던 신세계푸드 측에서 약 3억9000만 원가량의 비용이 미정산됐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다. 반면 입주자들은 책정된 가구당 부담금이 과도하다며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청량리역 한양 수자인 그라시엘'에서 제공되던 조식 서비스가 관련 비용 미지급 문제로 올해 1월부터 중단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6월 입주한 1년 차 신축으로, 최고 59층, 1152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청량리역 일대 재개발을 통해 들어선 '청량리역 롯데캐슬',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와 함께 청량리역 3대장으로 꼽힌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청량리역 한양 수자인 그라시엘에 제공한 조식 서비스 비용 중 3억9000만 원(식대 2억 원·가구 부담금 1억9000만 원)가량이 정산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8월 이 단지의 관리운영을 맡은 타워PMC와 조식 서비스 제공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신세계푸드는 입주예정자가 아닌 타워PMC와 소통했지만, 올해 5월부터 타워PMC와 이 단지 간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입대의와 직접 비용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반면 입주자들은 가구당 부담금이 지나치게 부과됐다며 지급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입주자 권리를 대표하는 정식 단체인 입대의가 결성되기 이전에 입주예정자들과 진행한 협의에 대해선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입대의는 입주민들이 선거를 거쳐 구성한 공식 단체로, 주택법상의 법적 지위를 가진다.

타워PMC 측은 앞서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조식 관련 설명회를 진행하고 △1회 식대 7000원 △입주민 개별 식사비용은 차후 개별 관리비로 청구 △기타 인건비 등은 공용 관리비로 책정 등에 대한 구두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입대의에선 신세계푸드가 요구한 금액 중 식대 2억 원은 지급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 다만 나머지 가구 부담금인 1억9000만 원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입대의에선 비용을 정산하고 신세계푸드와 계약을 이어갈지, 지급 정산 없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업체와 계약을 추진할지를 두고 주민 투표를 진행 중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입주민과 향후 운영 방향 및 재계약 등을 논의 중인 상황이고 일시적으로 식음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라며 "지급 거절과 관련한 부분은 입대의가 시행사 측에 지급을 거절한 것이며, 현재는 기존 운영했던 서비스 제공비용 지급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계약은 당사자가 특정돼야 성립하는 것이다. 입주자대표회의 등 정식 단체가 결성되기 전에 맺은 계약이 성립하려면 서류상에 '추후 입주자대표회의가 결성돼도 동일하게 유효하다'는 식의 내용이 있어야 한다"며 "구두로만 이야기됐다면, 관련해서 법적 효력이 미칠 수 있는지 등은 송사로 가서 따져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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