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산 남영2구역, 시공사 2차 입찰 간다...HDC현산, 입찰 자격 제한 '철퇴'

▲용산 남영동 업무지구 제2구역 재개발 사업 위치도. (자료제공=서울시)

서울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 2구역(이하 남영2구역) 재개발 사업이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한 기존 입찰을 무효로 하고, 2차 입찰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불법 홍보 논란이 불거졌던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선 입찰자격을 박탈했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남영2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날 오후 2시 대의원회를 열어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을 진행하기로 가결했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의 홍보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입찰자격을 박탈하는 안도 가결시켰다.

당초 조합은 '재입찰'과 '2차 입찰' 방안 사이에서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업의 신속성을 위해 2차 입찰을 진행하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의 입찰 공고 이후 OS요원 등을 동원해 개별 홍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해 개정된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기준'에 따르면, 입찰자의 홍보는 조합이 개최하는 합동 홍보설명회(2회 이상)와 공동 홍보공간에서만 진행이 가능하다. 개별 홍보 등이 적발될 시 홍보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향후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찰 당시 조합에 납부한 입찰보증금 100억 원이 몰수될 가능성이 커졌다. 입찰보증금은 낙찰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거두는 돈으로, 사업 지연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보증하는 역할을 한다. 만일 입찰자가 조합의 홍보지침 미준수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해 손해를 입힌 경우, 입찰보증금은 조합에 귀속될 수 있다.

남영 2구역 재개발 사업은 4호선 숙대입구역과 1호선 남영역 사이에 위치한 1만7658.8㎡ 부지를 지상 최고 35층, 공동주택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업무시설, 복합 청사 등으로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예정 공사비는 3.3㎡당 1070만 원으로, 총 7000억 원 규모다.

지난달 21일 마감된 남영 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응찰하면서 두 건설사의 경쟁 구도가 확정됐다. 그러나 경쟁이 과열되면서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모두 조합의 입찰 지침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편 남영 2구역 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2차 입찰을 확정하면서, 올해 8월로 예정됐던 시공사 선정 총회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향후 예정된 입찰일정에 따라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만일 경쟁 입찰이 성사될 경우 이르면 10월 경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재입찰 공고를 내면 2~3달 정도 추가적으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