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축협과 불화 고백…"2002 월드컵 축협서 선수 명단 제안했지만 거절"

입력 2024-07-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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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뉴시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78)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당시 대한축구협회(KFA)와 갈등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25일 방송된 SBS '과몰입 인생사'에선 히딩크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2002년 월드컵 당시 4강 신화를 일군 과정 등을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에서 흔하던 유교적인 특징을 발견한 뒤 이를 바꾸고자 했다. 경기장에서 선후배 관계없이 반말을 쓰게 하는 등 선수 간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했다.

월드컵을 앞두고는 베테랑 홍명보를 명단에서 제외하고 신예 박지성을 기용하는 등 선수 기용 면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파격 행보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축협은 평가전 명단 발표를 앞두고 히딩크 감독에게 추천 선수 명단을 보내며 히딩크 감독과 충돌하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축협에 대해 "가끔 서로 간의 불화가 있었다"며 "협회에서 명단을 제안했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명단이 있다'라고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월드컵 개막이 임박한 때까지 히딩크 감독은 최종 엔트리를 선정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선수들을 테스트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대표팀 선수였던 이영표는 "문이 계속 열려 있었기에 모든 선수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전선수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비주전선수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희망의 동기부여를 갖게 하는 게 감독의 리더십"이라며 "이걸 얼마나 길게 끌고 갈 수 있느냐가 명장과 평범한 감독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고 했다.

결국, 히딩크 감독은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끌며 자신이 명장임을 증명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히딩크 감독은 이영표에게 "보고 싶다. 네가 날 보면 좋겠다"며 "고맙다. 멋진 시간을 함께했다. 월드컵 기간에도,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도 네가 참 자랑스럽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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