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은 떠나고…아스널의 부활과 엘링 홀란의 등장 [당신이 몰랐던 PL ⑨]

입력 2024-08-1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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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가 1992년 출범했다. 프리미어리그는 32년간 잉글랜드 최상위 축구 리그로 군림하며 국제대회에서 수많은 족적을 남겼다. 출범 당시 주로 영국인과 아일랜드인으로 구성됐던 프리미어리그는 현재 약 70여 국적의 선수들이 뛰는 범세계적인 리그로 발돋움했다. 이제부터 치열했던 프리미어리그 역사 한 켠에 득점왕으로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린 선수들을 소개한다. 또한 그해 리그 우승팀과 눈여겨볼 만한 이야깃거리를 짚어본다.

▲엘링 홀란. (연합뉴스)

2022-2023 엘링 홀란의 최다 골 기록과 아스널의 상승

독일에서 넘어온 이방인이 프리미어리그를 뒤집어놨다.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한 엘링 홀란이 36골을 폭격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데뷔 시즌에 리그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운 홀란은 말 그대로 화려한 신고식을 올렸다.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시즌을 30골로 마무리했고, 브랜트포트 공격수 이반 토니가 20골로 뒤를 이었다. 케빈 더브라위너가 16도움으로 도움왕을 차지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가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시즌에 16클린 시트를 올리며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2022-2023시즌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가장 많은 1084골이 나왔고, 시즌 도중 감독만 십여 명이 교체됐다. 본머스 AFC는 스콧 파커에서 게리 오닐로, 그레이엄 포터를 첼시 FC로 보낸 브라이턴 호브 앤 알비온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로 감독을 교체했다. 첼시는 토마스 투헬 경질 이후 포터를 데려왔지만, 시즌 후반 경질 후 프랭크 램파드를 임시 감독으로 앉혔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는 브루노 라즈 감독을 경질하고 줄렌 로페테기 감독을 데려왔고, 애스턴 빌라는 제라드 감독을 성적 부진으로 경질, 유로파의 왕 우나이 에메리를 선임했다.

사우샘프턴은 랄프 하센휘틀 경질 이후 네이선 존스를 거쳐 임시 감독으로 부임한 후벵 셀레스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고, 에버튼 FC는 램파드 경질 이후 션 다이치를 불러왔다. 제시 마쉬 이후 하비 가르시아를 거친 리즈 유나이티드는 위기 상황에서 샘 앨러다이스를 데려왔지만, 강등을 피할 수 없었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패트리크 비에이라 경질 후 패트릭 매카시, 로이 호지슨을 잇달아 선임했고, 토트넘은 안토니오 콘테 경질 이후 다시 한번 라이언 메이슨 대행 체제를 꾸렸다.

미켈 아르테타가 이끄는 아스널이 2003-2004시즌 이후 19년 만에 리그 우승 타이틀을 가져갈 뻔했다. 아스널은 시즌 초반부터 1위를 유지하며 모두의 기대를 모았다. 12라운드 맨시티전 1-3 패배와 사우샘프턴 전 1-1 무승부로 2위로 내려앉았지만, 맨시티가 브랜트포트에 일격을 당하면서 다시 1위로 반등했다. 아스널은 32라운드까지 줄곧 1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고, 많은 축구 팬들은 이번 시즌 우승 타이틀을 아스널이 가져갈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아스널은 30라운드 리버풀 FC전을 2-0으로 리드했지만, 2골을 내리 헌납하며 무승부를 거뒀다. 특히 후반 막판 로베르토 피르미누에게 헤더 골을 먹힌 것이 치명적이었다. 바로 다음 경기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도 비기며 승점 1점만 챙겼다. 이번에도 전반 10분 만에 2골을 터뜨렸지만, 내리 2골을 실점하며 2-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우샘프턴전은 마틴 외데고르와 부카요 사카의 후반 막판 골이 아니었다면 패배할 수도 있었다.

결국, 맨시티전이 사실상 순위 결정전이 된 상황. 아스널이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2위 맨시티가 아스널을 4-1로 꺾으며 1위에 복귀한 것. 아스널은 잔여 경기를 3승 2패로 마무리하며 순위 역전에도 실패했다. 남은 일정을 4승 1패로 마무리한 맨시티가 승점 12점을 추가하며 아스널과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2006년~2008년 맨유의 3연속 우승 이후 다시 한번 리그 3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또한 리그 우승과 더불어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하며 3관왕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편, 챔피언십 출신 팀으로 2016년 1부 리그 우승 동화를 썼던 레스터 시티가 7시즌 만에 강등당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하지 못한 브랜던 로저스 감독은 시즌 중 경질, 마이크 스토웰, 아담 새들러 대행 체제를 거쳐 딘 스미스가 신임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클럽의 강등권 탈출을 막지 못했다. 반면 브라이턴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대항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고, 애스턴 빌라는 시즌을 7위로 마감하며 콘퍼런스 리그에 진출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4위에 오르면서 20년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했고, 황희찬이 완전이적한 울버햄프턴은 감독 경질과 교체라는 위기를 잘 수습하며 13위에 올랐다. 8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토트넘은 시즌 종료 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한다. 첼시는 12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21세기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1부 리그 최장수 클럽 에버턴은 승점 2점 차로 간신히 강등을 면했다.

2023-2024 맨시티와 과르디올라의 4연패, 그리고 클롭의 사임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엘링 홀란이 2년 연속으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27골을 넣어 득점 단독 1위에 오른 홀란은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모하메드 살라 이후 처음으로 연속 득점왕에 오른 선수가 됐다. 올리 왓킨스는 13도움으로 도움왕을 차지했고, 동시에 19득점을 올리며 팀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 맨체스터 시티 미드필더 필 포든은 23세의 나이로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고, 아스널에 입성한 다비드 라야 골키퍼는 데뷔 시즌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첼시의 미드필더 콜 파머가 올해의 영 플레이어와 게임 체인저상을 수상하면서 개인 2관왕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맨시티에서 한 파머는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첼시로 이적, 리그에서만 22골 11도움을 올리며 득점 2위를 차지했다. 특히 31라운드 맨유를 상대로 전반 19분과 후반 추가시간 10분, 11분에 왼발과 오른발 헤더로 득점하는 '퍼펙트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4-3 승리를 주도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13회 우승. 한때 영국 축구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맨유가 절망스러운 한 해를 보내며 8위로 추락했다. EFL컵에서는 홈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3골을 내주며 패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바이에른 뮌헨, 코펜하겐, 갈라타사라이를 만나 1승 1무 4패로 조 4위를 기록하며 망신살을 뻗쳤다. 맨유는 막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으로 체면치레하며 간신히 유럽 대항전 진출에 성공했지만, 그것이 전부인 시즌이었다.

에릭 텐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 EFL컵 우승에 이어 FA컵 우승으로 부임 후 팀의 무관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악의 경기력과 영입 선수들의 문제, 선수단 메디컬 이슈 등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리그 8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마무리한 2023-2024시즌은 맨유에 있어 포스트 퍼거슨 시대 가장 혹평을 받은 시즌으로 남았다.

반면 지역 라이벌 맨시티는 사상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4연패에 성공했다. 맨시티는 전반기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아스널,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3패를 거두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무패 행진을 벌이며 아스널과 리버풀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성공했다. 최종 라운드를 마친 맨시티는 승점 91점을 기록, 2위 아스널을 승점 2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 타이틀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클럽 월드컵과 슈퍼컵에서 우승하면서 3관왕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우승권 팀으로 도약한 아스널은 또다시 맨시티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간 지적받아 온 후반기 뒷심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웨스트햄과 풀럼 FC에 일격을 당하면서 목표 순위를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맨시티를 상대로 커뮤니티 실드에서 우승하며 17번째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애스턴 빌라는 우나이 에메리 감독 지휘 아래 41년 만의 UEFA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신고했다.

토트넘은 리그 5위로 UEFA 유로파리그에 진출했고, 후반기 단 3패만을 기록하며 막판 반등에 성공한 첼시가 6위에 올랐다. 루턴 타운과 번리 FC,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승격 시즌 그대로 강등했고, 레스터 시티와 사우샘프턴이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했다. 키어런 맥케나 감독이 이끄는 입스위치 타운은 챔피언십 승격 시즌을 2위로 마무리하면서 역사적인 백투백 승격을 이뤘다. 이로써 입스위치는 2001-2002시즌 이후로 22년 만에 1부 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위르겐 클롭. (EPA/연합뉴스)

한편, 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작별 인사를 고했다. 클롭 감독은 리그를 3위로 마무리했지만, EFL컵에서 첼시를 꺾고 우승하며 마지막 시즌을 유관으로 마무리했다. 클롭은 '게겐프레싱'으로 불린 특유의 압박 전술과 선수단 장악 능력, 유망주를 보는 뛰어난 안목을 바탕으로 침체기에 빠진 리버풀을 유럽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는 리버풀 감독으로 재임하는 동안 팀에 14년 만의 '빅 이어'와 30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등 총 8개의 우승 트로피를 팀에 안겼다. 클롭 감독의 빈자리는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감독 아르네 슬롯이 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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