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불확실성 반영...주요 항목별 전망치 엇갈려
국내 제조업 체감경기가 넉달 연속 상승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하반기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점차 부각되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재차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내수 기업에 비해 수출 기업들이 향후 경기를 어둡게 전망했고 기업 채산성 전망 또한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주요 항목별 전망치가 엇갈렸다.
한국은행이 292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30일 발표한 '2009년 6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대비 3포인트 상승한 77을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세다.
참고로 이번에 발표된 6월 BSI는 작년 상반기 줄곧 80선을 유지해오다가 경기 전망이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하며 70선으로 떨어졌던 지난해 6월 BSI 전망치와 동일하다.
BSI는 경기동향에 대한 기업가들의 판단이나 예측을 통해 경기흐름을 파악하는 지표로써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많고 100 미만이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같은 제조업 체감경기의 4개월 연속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승 폭이 갈수록 둔화되는 모습을 띠고 있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재차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최근 국내외 금융 및 실물경제 지표들의 안정화 추세와는 달리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과 하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한 경제 여건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한은은 오는 7월 제조업 BSI 전망 역시 2포인트 상승한 78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 하반기 불투명한 대내외 경제 여건을 감안해 BSI 상승 폭이 둔화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기업별로는 대기업의 경우 전월과 동일한 82를 기록했고 중소기업은 전월에 비해 4포인트 오른 74를 나타냈다. 수출기업은 전월 82에서 1포인트 줄어든 81로 조사됐으나 내수기업은 전월 69에서 6포인트 오른 75를 기록했다.
재품재고수준 BSI는 6월 실적지수와 7월 전망지수 각각 108, 107을 기록하며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한 반면 채산성 및 생산설비수준 BSI는 6월 실적지수와 7월 전망지수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밖에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경영애로 사항으로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전체 24.3%를 차지했고 내수부진이 22.6%를 기록하면서 기업들이 올 하반기 경기 전망을 여전히 불투명하게 내다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은은 수출기업과 채산성 BSI 전망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 관련 "올 상반기 1300원대를 유지했던 환율이 점차 하향 안정화 추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국내외 전망에 수출기업들을 중심으로 채산성 악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띠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실물경기 회복 속도가 완만해 지난달에 비해 제조업 체감경기 개선 속도가 다소 주춤해진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업들의 향후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