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에 쏠린 시선…관심사는 ‘금리 인하 소수의견’

입력 2024-07-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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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방향 결정 한은 금통위 이달 11일 예정
기준금리 작년 1월 이후 연 3.50% 유지 중
금리 인하 소수의견 개진 vs. 만장일치 전망 분분
“물가 2%대 진입, 인하 조건 마련” vs. “2분기 GDP 확인 등 인하 명분 아직 부족”

(이투데이DB)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인하 소수의견’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2%대로 떨어진 소비자물가를 감안해 ‘인하 시그널’을 본격적으로 내비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반면 이달까지 ‘금리 동결 만장일치’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다. 작년 1월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현 수준에 도달한 이후 1년 6개월째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를 통화정책 기조 전환(피벗)을 앞둔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통화정책방향의결문 문구 수정 등을 통해 금리 인하에 대한 메시지를 내비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인하를 주장한 소수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김상훈·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관전 포인트는 단연 인하 소수의견 개진 여부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첫 인하 소수의견 1인 개진을 전망하며, 가장 비둘기파적인 시나리오로 포워드가이던스 내 인하 소수의견 신규 1인 등장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해당 연구팀은 금리 인하 재료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6월 CPI 2.4%)를 유지한 점, 소매판매가 2개월 연속 역성장세를 이어간 점을 꼽았다.

연구팀은 과거 인하 소수의견 개진 이후 실제 인하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살펴본 결과 △소수의견 1인 개진 시 평균 2.7개월(최소 1개월, 최대 9개월) △소수의견 2인 이상 시 평균 1.2개월(최소 1개월, 최대 2개월)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7월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 1인이 개진된다면 첫 인하 시점은 빠르면 8월, 늦어도 10월이 유력해진다”며 “한은이 중립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여러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가장 비둘기파적인 시나리오는 포워드가이던스 내 추가 1인 익명 소수 등장이라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강승원·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 1명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8월 첫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6월 물가 쇼크로 인해 올해 8월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일시적으로 2%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이며 그간 한은이 물가가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한 바 금리인하의 ‘여지’를 열어둘 명분은 충분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주 미국 고용 지표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중요하다”며 “한은의 베이스 시나리오 하에서 연준의 9월 인하 가능성 확대로 정책 차별화 재료까지 약해진다면 한은의 환율 부담이 크게 덜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1명 정도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는 인하 의견이 최소 2명 이상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 연구원은 “가장 최근인 5월 의사록에서는 2명의 비둘기파 의견이 존재했는데, 첫번째 위원은 물가 측면에서 긴축 완화를 위한 필요조건이 점차 충족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환율에 대해서도 급격한 변동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일시적인 움직임 보다는 구조적 방안 강구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두번 째 위원은 내수와 수출 부문간의 불균형 심화를 강조하고, 환율에 대해서는 변동성 확대를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중 1명이 물가 둔화를 근거로 7월 회의에서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2명 모두 소수의견을 제시하기에는 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조 연구원은 논거 부족의 이유로 △기본적인 경기 여건 5월 이후 거의 변화가 없음 △7월 금통위 이전에 2분기 GDP 확인 어려움 △6월 CPI가 예상보다 낮았지만 향후 상방요인도 존재 등을 꼽았다.

“물가 1~2개월 더 지켜봐야… 2분기 GDP 앞두고 인하 주장 부담될 것”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채소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적상추 소매가격은 100g에 1178원으로 일주일 만에 17.3% 올랐다. 쌈배추(알배기배추)는 한 포기에 3032원으로 일주일 만에 26.0%, 깻잎 가격은 100g에 2087원으로 일주일 새 2.2%,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에 1276원으로 일주일 만에 30.1% 올랐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반면 금리 인하 시그널을 내기에는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물가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한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의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며 “10월 인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하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소수의견은 1명에서 2~3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 지표가 한 달, 두 달 잘 나온다고 해서 곧바로 정책에 반영할 수는 없다. 추세가 중요하다”며 “1~2개월 정도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특히 떨어지지 않는 소비자들의 비필수 소비지출 전망은 하반기 근원물가 상승폭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인플레이션 흐름을 지켜볼 때 중요한 것은 경기가 과연 그 시간을 감내할 수 있느냐인데, 감내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내수가 그리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수출은 계속해서 양호한 수준이다. 2000년 이후 ‘수출 호조 + 내수 부진’ 국면에서 내수때문에 통화정책이 바뀐 적은 한 번(2021년 8월, 0.25%p 인상) 뿐”이라고 설명했다.

임재균·이정욱 KB증권 연구원도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7월 금통위에서 한은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며, 시장의 관심인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금통위원도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7월 금통위 이후 2주 뒤인 7월 25일에 2분기 성장률을 확인할 수 있는데, 2분기 성장률 데이터 확인에 앞서 금리인하를 주장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며 “최근 물가 둔화를 고려시 연내 금리 인하 여부를 검토할 수 있으나, 견조한 수출 경기, 부동산 가격 반등 등을 고려할 때 지금 당장 금리 인하의 필요성 자체는 낮다는 점에서 만장일치 동결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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