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 보다 문 닫은 건설사 늘었다…폐업 신고 업체 1809곳 돌파

입력 2024-07-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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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폐업 신고를 낸 건설업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지역을 중심으로 부도와 회생 신청이 잇따르면서 지역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중견 건설사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유동성 어려움이 커진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으리라고 보고있다.

4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을 확인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폐업 신고 공고(변경·정정·철회 포함)를 낸 종합·전문건설사는 총 180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794곳) 보다 늘어난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종합건설사는 292곳, 전문 건설사는 1517곳이 폐업 신고 공고를 냈다.

부도와 회생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 소재의 영동건설과 선원건설, 새천년종합건설 등은 최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들은 각각 시공능력평가 176위와 126위, 105위에 오른 중견건설사들이다.

부산지역 중견사인 익수종합건설과 남흥건설 등은 경영난으로 부도 처리됐다. 남흥건설은 지난 1969년 설립된 부산 24위, 전국 307위 건설업체다. 익수건설은 부산 29위, 전국 344위다.

또한 광주·전남지역 기반 건설사인 남양건설은 이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시공능력평가 127위인 이 건설사는 앞서 기업회생절차가 종결된 지 8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전남의 또 다른 건설사인 한국건설은 앞서 4월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말 부터 무등산한국아델리움더힐2단지, 광주역혁신지구 한국아델리움 스테이 등 복수의 사업장에서 보증 문제가 발생해 공정이 중단됐다. 이밖에 올해 들어 에이치엔아이앤씨(133위)와 대창건설(109위) 등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부도와 회생 신청이 잇따르면서 공제조합이 건설사 대신 발주처나 하도급 업체 등에 갚아주는 돈도 불어나고 있다. 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조합이 지급한 보증대급금 규모는 98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3% 늘었다. 지난해 총 보증대급금 지급액은 1831억 원으로, 전년의 3배 수준으로 늘어났는데,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보증대급금은 조합이 건설사 대신 갚아주는 돈이다. 조합의 보증상품에 가입한 건설사가 자금난에 빠져 사업을 중단하거나 하도급 업체에 공사비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때 지급한다. 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보증대급금 지급이 급증하면서 11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으로 건설사들의 현금 흐름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미분양 증가와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전체 건설 수주와 착공, 인허가 실적도 함께 쪼그라들었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서 있는 타워크레인들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국내 건설 수주가 지난해보다 10.4% 줄어든 170조2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수주와 토목, 건축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전년 대비 16.1%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건설 투자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부터 이어진 착공 감소 영향으로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공사가 모두 부진해 지난해 대비 1.3% 줄어든 302조1000억 원을 기록할 것이란 게 건산연의 예상이다. 이 때문에 연내 건설업계의 재정적 어려움이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봤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하반기에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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