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사소한 습관들

입력 2024-07-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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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tual’은 의식절차, 의례라는 뜻으로 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아침기도, 일요예배, 아침저녁 예불, 부처님 전 공양, 메카를 향한 기도, 제사 등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사소하다는 의미로 ‘micro’를 붙이면 우리가 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일들, 즉 일어나고 씻고 먹고 화장실 가고 출퇴근하고 일하고 놀고 대화하고 자고 등등 일상들을 말하지요. 좋고 나쁜 기쁘고 슬픈 행복하고 불행한 특별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의 하루는 물에 물 타고 그 나물에 그 밥인 듯 비슷하고 사소한 일들의 반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소한 일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쌓여 한 주 한 달 일 년이 됩니다. 돈도 그런 것 같습니다. 투자를 해서 큰 이익도 나지만 반대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전체적인 이익을 계산해보면 많은 시간을 들이고 우여곡절을 힘들게 거치며 한 투자나 그냥 속편하게 자동이체로 넣은 적금이나 이익에서 대단한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건강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삼녹용을 먹고 비싸다는 산삼을 먹고, 몸에 좋다는 각종 건강보조식품을 먹어도 돈이 들어간 만큼, 높은 산에 오르고 달려서 혹은 자전거로 먼 거리를 갔다 와도 노력한 만큼 건강이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하루가 사소한 일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처럼, 우리의 건강도 하루하루 사소한(micro) 건강한 습관(ritual)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건강이란 몸과 마음에 결함이 없는 편안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몸은 매일 우리가 먹고 활동한 결과물이고, 마음은 매일 우리가 생각한 결과물이지요. 하루는 사소한 일들이 모인 것이라 했듯이 결국 건강도 그런 사소한 것들을 얼마나 건강하게 했느냐의 결과물입니다.

건강한 음식을 건강하게 먹고, 자기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고, 그리고 이왕 해야 할 생각이라면 긍정적으로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별거 없습니다. 모두 알고 있는 것들입니다. 다만, 지금부터 하느냐 다음부터 하느냐가 문제일 뿐입니다.

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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