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 엔진의 고장, 코네티컷 [한화에어로 飛上]

입력 2024-07-0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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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 항공 엔진 산업 클러스터
2차 세계대전 거치며 숙련공 육성
“항공 앨리는 산업계 주도로 조성
… 학생들이 흥미 갖게끔 도와야”

▲항공 앨리(Aerospace Alley) 주요 기업.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뉴욕과 매사추세츠 사이에 위치한 코네티컷주는 미국 최대 항공 엔진 산업 클러스터를 보유한 지역이다.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밸리가 미국 서부의 하이테크 중심지로 자리 잡은 것처럼 코네티컷의 항공 앨리(Aerospace Alley)는 미국 항공 엔진 산업의 간판 주자로 꼽힌다.

코네티컷은 뉴욕, 보스턴 등 주요 상공업 도시 인근에 있는 미국 북동부 공업지대의 요충지다. 육상과 해상 모두 물자 공급이 원활해 19세기부터 자연스럽게 주요 방산 물자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탄생했고, 일찍이 미국 사회에서는 ‘민주주의 무기고(Arsenal of Democracy)’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코네티컷의 항공 엔진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계기는 제2차 세계대전이다. 전쟁 동안 단발 프로펠러 전투기인 F4U 콜세어(Corsair)를 1만2500대 생산했고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의 정밀 가공 숙련공을 육성했다. 이는 해밀턴 스탠다드(現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등 일대 항공 엔진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또한, 냉전 당시 소련과 무기 개발 경쟁이 붙자 코네티컷의 항공 앨리는 미 공군의 F-15와 F-16 등에 쓰이는 F-100 엔진의 생산 기지가 됐다. 이 엔진은 지금도 주요국에서 쓰이는 제트 엔진 중 하나다.

1980년 이후 미국의 제조업 쇠퇴기에도 제조 일자리를 굳건하게 지켜내며 번성할 수 있는 것은 코네티컷이 보유한 첨단 항공 엔진 기술 덕분이다. 항공 엔진 산업의 선두주자인 프랫앤휘트니(P&W)와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은 코네티컷 주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연구 개발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항공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폴 라보이(Paul Lavoie) 코네티컷 주정부 제조업 책임자(CMO)는 “코네티컷 주정부는 항공 엔진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제조 혁신 기금(Manufacturing Innovation Fund)과 직원 교육, 혁신 및 기술, 사이버 보안 프로토콜, 수습 프로그램 등을 위한 보조금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크(Burke) 에어로스페이스 전경.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코네티컷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MIF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금은 제조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반복적인 기금으로 회사의 규모에 따라 최대 9개의 다양한 보조금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직원 수가 100명 이하인 소규모 제조업체는 새로운 장비 구매를 위해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규모의 매칭 그랜트를 받을 수 있다.

교육 및 연구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코네티컷은 코네티컷 첨단 기술 센터(Connecticut Center for Advanced Technology)와 협력해 기술 인재를 양성한다. CCAT는 산업체와 협력해 맞춤형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교육함으로써 학생들이 졸업 후 바로 산업에 투입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지역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기술직 인재를 채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인재 풀을 키우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센트럴 코네티컷 주립대에 20만 달러를 투자해 기계공학과의 엔지니어링 디자인 랩(Engineering Design Lab) 설치를 지원했다. 이는 인근 지역의 공학 인재를 양성해 추후 맞춤형 인력을 유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금까지 코네티컷 인근 지역 대학과 공업 고등학교 등에서 100여 명의 기술직 인재를 신입 직원으로 채용했다.

리즈 리네한(Liz Linehan) 코네티컷 주의회 하원의원은 “항공 앨리가 정부가 아닌 산업계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일찍부터 제조업에 흥미를 갖고, 관련 과정을 이수해 향후 제조업 일자리에 적합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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