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반도체ㆍ조선 호조, 건설은 부진” [종합]

입력 2024-06-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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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경제ㆍ산업 전망 세미나’ 개최
자동차ㆍ석유화학ㆍ이차전지 ‘혼조’
우리경제 살릴 ‘골든타임’은 한 번뿐”

▲최상엽 연세대학교 교수가 20일 열린 ‘2024년 하반기 경제ㆍ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올해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 증가에 따라 반도체 및 전자전기, 조선 산업은 ‘호조’가 전망된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이차전지 산업은 ‘혼조’, 건설 산업은 고금리ㆍ고물가의 여파로 ‘부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2024년 하반기 경제ㆍ산업 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주제 발표를 맡은 최상엽 연세대학교 교수는 올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3.4%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 연세대 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안정화할 것으로 보이나 지정학적 분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대선 등의 요인으로 언제든지 다시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세대 교수는 “정책금리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자산 시장의 지속된 랠리, 미국의 GDP 대비 부채 상승세를 고려할 때 중ㆍ장기 중립 금리의 향방은 확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미 시장에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강한 기대가 반영돼 있어 실제 인하가 이뤄져도 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한 주제 발표를 맡았다. 이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은 2.4%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 증가가 성장률 회복의 핵심 요인이 되겠으나, 민간 소비는 미약한 회복세를 보여 우리 경제의 추가 상승 여력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한경연은 1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4%로 0.4%포인트(p)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실적의 호전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가 전체 수출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 책임연구위원은 “향후 성장률은 민간 부채 연체율 급증, 중국경제의 더딘 회복, 국지적 분쟁 확대 등으로 2.4%보다 낮아질 수 있어 긴장의 끈을 풀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2024년 하반기 주요 산업 전망 및 요인.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주요 산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및 전자전기, 조선 산업은 호조,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이차전지 산업은 혼조, 건설 산업은 부진이 전망된다.

반도체 및 전자전기의 수출은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의 발달에 따른 글로벌 IT 경기 회복으로 한국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과 SSD(고체 상태 드라이브)의 글로벌 수요가 증가했다. 반도체(26.3%), 디스플레이(3.4%), 정보통신기기(12.5%)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업계도 10여 년 만에 호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원자재인 후판 가격 인상으로 신조선가가 상승함에 따라 고가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가 외국인 노동자 투입으로 해소되기 시작한 점도 업황 전망의 긍정적 요인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이사는 “글로벌 수요가 커진 탱커 발주를 대규모 생산능력을 보유한 중국이 장악하면서 한국의 관련 선박 수주 실적은 약세로 돌아선 상황”이라며 “최근 미 해군의 MRO(유지ㆍ보수ㆍ정비) 초과수요가 나타나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은 △공급망 불안정 △세일즈 방식 전환(소규모ㆍ온라인 △첨단기술과의 융합(커넥티드카ㆍ자율주행) △전기차 전환 등으로 시장의 변동 요인이 산재한 상황이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자동차 산업 트렌드는 내연기관에서 전기로의 동력 시스템 전환이다.

범세계적인 차량 탈(脫) 탄소화 규제의 확산에 따라 저탄소ㆍ무탄소 차량의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확대 추세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30년에도 일본ㆍ중동, 아프리카ㆍ남미 등 지역별로 전기차 전환 속도가 더딘 시장이 존재해 글로벌 시장 전체로 볼 때 여전히 내연기관이 중추적인 동력원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차전지는 전기차ㆍ도심항공교통(UAM)ㆍ선박 등 다양한 수요 발생으로 시장의 성장이 지속하는 가운데, 성장 폭은 다소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의 이차전지 시장 점유율은 23.1%로 큰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점유율(66.8%)에 상당히 뒤처진다.

송준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광물 가공ㆍ소재 단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기술 확보를 위한 막대한 시설 투자를 계획ㆍ집행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도 한국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국이 될 전망”이라며 “다만, 미국ㆍ유럽의 대중(對中) 규제 강화 추세는 한국에 반사 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은 중장기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겠지만 초과 공급으로 부진했던 업황의 완만한 개선이 전망된다. 석유화학은 중국의 수요 침체와 설비 확장이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이었던 만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성과가 향후 실적 회복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경기는 극적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된 고금리ㆍ고물가의 여파로 전반적인 건설경기가 침체하면서 개별 사업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의 수요 부진에 따라 지역별 양극화가 격화하는 점이 핵심 위기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건설 수주는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올해 하반기도 통상적인 건설업 침체기와 마찬가지로 우량업체 중심의 시장재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한경협과 전문가들은 기업을 중심으로 모든 경제 주체들이 ‘특단의 의지와 노력’으로 성장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는‘골든타임’은 단 한 번뿐”이라며 “기업 경쟁력 강화와 성장동력 확보로 저성장을 탈피하고, 중성장 국가로 도약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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