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성지순례...사우디서 최소 550명 무더위로 사망

입력 2024-06-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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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52도까지 치솟아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집계 정확지 않아 사망자 더 늘어날 수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메카(사우디)/AP뉴시스
무더위로 인해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에 최소 550명이 사망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이슬람 최고 성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는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에 극심한 무더위로 최소 55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아랍 외교관은 AFP에 14일 하지가 시작된 이후 이집트인 최소 323명, 요르단인 최소 60명을 포함해 약 550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는 메카 인근에 있는 알무아셈 병원의 영안실 현황을 집계한 것이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AFP 자체 집계에 따르면 각국에 보고된 하지 기간 사망자는 577명이다.

숨진 순례객 사인은 대부분 온열 질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국립기상센터에 따르면 전날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의 기온은 섭씨 51.8도까지 치솟았다. 한 외교관은 “군중 밀집에 따라 눌려 죽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더위 때문에 숨졌다”고 말했다.

AFP에 따르면 순례객들은 폭염을 피하기 위해 머리에 물을 들이붓거나 자원봉사자들이 시원한 음료와 초콜릿을 나눠주는 장면이 목격됐다. 사우디 당국은 온열 질환을 앓는 순례객 2000명 이상을 치료했다고 발표했지만, 집계치를 업데이트하지 않았으며, 사망자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AFP는 지적했다.

올해 하지는 여름과 겹친 데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기후가 더해지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사우디의 한 연구소는 성지순례 지역의 온도가 10년마다 섭씨 0.4도씩 상승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의 영향이 더 커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로 가장 성스러운 종교의식이다.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진다. 올해 하지는 19일까지 최대 엿새간 이어진다. 사우디 당국은 지금까지 약 180만 명의 순례자가 성지를 찾았고, 그중 160만 명이 해외 입국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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