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호 "사적 제재 큰 이득 없어…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더 중요"

입력 2024-06-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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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신상 공개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출처=유튜브 캡처)

손수호 변호사는 최근 한 유튜버가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는 데 대해 "사적 제재보다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손 변호사는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다 보니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뤄졌고 그때마다 이 사건이 다시 화제가 되면서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며 "하지만 이미 사법체계 아래에서 모든 절차가 끝난 사건이라 다시 수사, 재판해 제대로 처벌할 여지가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여론 재판을 열어 가해자들에게 죗값을 치르게 하고 싶은 마음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그래 봤자 '잘못하면 나중에라도 망신당하니 조심하라'는 경고 외에는 사회적인 이득이 없다"며 "그보다는 피해자 지원이나 더 나아가 이렇게 가해자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세상을 활보할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적 제재에 대한 질문에 손 변호사는 "아무리 대상이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라고 해도 사적인 개인이 다른 누군가를 개인적으로 처벌할 권리는 없다"며 "이렇게 신상을 공개해서 불이익을 주는 것은 형법상 명예훼손 또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소지가 크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유튜버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이러한 행위가 정말 피해자를 위하는 길인지 따져봐야 한다. 지금 이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올린 유튜버는 피해자의 가족들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했지만 피해자 측에서는 전혀 허락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며 "지난 20년간 끊임없이 유무형의 고통에 시달린 피해자가 이 사건이 다시 화제가 되는 것을 원할지 의문이다. 결국, 이 유튜버가 사적 제재라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대중의 관심을 모아 돈벌이를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유튜버가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해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밀양의 한 네일샵을 가해자의 여자친구가 운영하는 곳으로 지목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유튜버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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