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兆 호주 호위함 사업 놓고 ‘HD현대중공업ㆍ한화오션’ 정면 승부

입력 2024-06-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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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호위함 11척 발주…2029년 인도 목표
K-방산, 빠른 납기ㆍ가격 경쟁력 앞세워

▲HD현대중공업이 2023년 10월 해군에 인도한 대구급 호위함 8번함 ‘춘천함’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특수선 분야 라이벌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호주 호위함 수주를 놓고 맞붙는다. 호주 해군이 밝힌 호위함 사업 후보는 대한민국 대구급과 충남급, 스페인 나반티아의 알파(ALFA) 3000급,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의 A-200급, 일본 미쓰비시의 모가미 30FFM급이 포함돼 있다. 방산업계는 높은 가격 경쟁력과 현지 무기체계 호환성 등 K-방산의 이점을 살려 수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호주는 ‘SEA 5000’ 사업을 통해 차기 호위함 11척을 구매한다. 선도함을 포함한 3척은 수주한 국가 업체에서 건조하고 나머지 8척은 호주 현지에서 기술지원을 받아 건조한다. 이번 사업은 호위함을 건조할 업체를 먼저 정하고 그에 따라 최종 선형이 결정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10년간 111억 호주달러(약 10조 원)를 투입한다.

호주 해군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비롯해 호위함 입찰에 참여한 일본 미쓰비시,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 스페인 나반티아 등 5개 기업에 먼저 건조할 3척의 계획안을 이달 중순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해군은 호위함 도입을 위해 제로 체인지(Zero-Change) 전략을 채택했다. 따라서 기존에 운용하던 무기체계를 별도의 설계 변경 없이 호위함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구급 호위함은 길이 122m, 만재 배수량 3600톤(t)급 신형 호위함이다. 주요 무장으로 5인치 함포, 함대함유도탄,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등이 있다.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orean Vertical Launching System)를 탑재해 함대지유도탄ㆍ장거리대잠어뢰ㆍ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을 운용할 수 있다. 가스터빈 엔진과 추진전동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적용, 수중 방사소음을 줄였다.

‘미니 이지스함’이라 불리는 충남급 호위함은 대구급보다 배수량이 700톤 증가했다.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를 갖춰 360도 전방위 탐지ㆍ추적ㆍ대응이 가능하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급 호위함을 연구개발 및 선도함을 건조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주에 나선다. HD현대중공업은 1976년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전투함이었던 울산함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울산급 호위함 B-ⅠㆍⅡㆍⅢ를 모두 건조했다. 앞서 필리핀, 페루에 이어 호주 호위함 건조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수출 대상국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화오션은 독보적인 특수선 건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1983년 초계함 ‘안양함’ 인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국형 구축함 사업인 KDX-ⅠㆍⅡㆍⅢ 사업과 잠수함 사업인 장보고-ⅠㆍⅡㆍⅢ 사업을 수행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발 사업의 시작도 한화오션이다. 2013년 개념 설계를 수행한 이후 해군과 함께 2016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KDDX 첨단 함형 연구과제 사업도 맡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호주군이 2026년 건조, 2029년 인도를 목표로 납기 일정을 빠듯하게 잡아 빠른 납기가 장점인 우리 업체에게 득이 될 수 있다”며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쟁 상대의 동향과 제안 내용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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