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공급比 4배 수요 창출 ‘현물 ETF’…이더리움·알트코인서도 이어지나

입력 2024-05-2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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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ETF, 지난 주 공급 대비 4배 수요 창출
기관 수요 증가에 ETF 비트코인 보유량 100만 개 돌파
이더리움 ETF에도 관심…“스테이킹 제외, 매력↓” 의견도

▲가상자산 애널리트스 계정 호들15캐피털(@HODL15Capital)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현물 ETF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100만 개를 돌파했다. (출처=호들15캐피털(@HODL15Capital) X(구 트위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4배가 넘는 수급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 이후 100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며 가격 상승을 이끈 만큼, 지난주 승인된 이더리움 현물 ETF를 포함해 알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시장 기대도 커지는 상황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 수요로 인해 비트코인에 대한 수급불균형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에만 비트코인 현물 ETF에 1만4917개의 비트코인이 추가됐는데, 같은 기간 채굴량은 지난달 진행된 반감기 업그레이드 영향으로 3150개에 그치면서다.

이와 관련해 단일 기업 기준 가장 많은 비트코인(21만4400개)을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25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계정 ‘호들15캐피탈(HODL15Capital)’의 데이터를 인용해 “28개의 현물 ETF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1 나카모토’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이어 26일(현지시각) 호들15캐피탈은 전 세계 비트코인 현물 ETF가 ‘1 나카모토’를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1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에 담긴 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뜻한다.

이러한 수요는 역시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주도하고 있다. 24일 기준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총 85만5619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반면 미국 외 지역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약 14만 개의 비트코인만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애널리트스 계정 호들15캐피털(@HODL15Capital) 데이터에 따르면,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IBIT'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그레이스케일 'GBTC'의 비트코인 보유량에 불과 1900개 차이로 따라왔다. (출처=호들15캐피털(@HODL15Capital) X(구 트위터))

그중에서도 특히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은 비트코인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장 시작 전 기준 IBIT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28만7167개로, ETF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그레이스케일 GBTC의 28만9040개에 1873개 차이로 근접했다. 이번 주 성적에 따라 보유 비트코인 양이 역전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그레이스케일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의 GBTC 상품 설명에서 ‘세계 최대 비트코인 ETF’라는 문구를 삭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수급불균형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비롯됐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올해 1분기 기관들의 증권 보유 현황(13F) 문서에 따르면, 1900개가 넘는 미국 기관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올해 1분기까지 전체 ETF의 85%는 개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기관의 투자 확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 현물 ETF 실제 출시 및 솔라나(SOL), 리플(XRP) 등 다른 알트코인 현물 ETF 출시 등에 대한 시장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26일(현지시각) 더블록에 따르면 투자은행 TD 코웬(TD Cowen)은 최근 투자자 서한에서 “예상보다 6개월 빠르게 이더리움 현물 ETF의 심사요청서가 승인됐고, 1년 내 암호화폐 바스켓 펀드 상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기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외에 다른 알트코인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브라이언 캘리 BK캐피탈 매니지먼트 설립자 겸 CEO 역시 CNBC 패스트머니에서 “솔라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이번 사이클에서 ‘빅3’를 형성하고 있다”며 솔라나를 다음 타자로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비트코인 현물 ETF 대비 이더리움 현물 ETF의 수요가 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분석가는 비트와이즈가 진행한 X 스페이스에서 “이더리움 시총은 비트코인의 약 30% 정도로, 이더리움 현물 ETF 수요는 비트코인 현물 ETF 수요의 20~25%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보다 앞서 21일(현지시각)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전문 분석가는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에 대해 “콘서트에서 너바나 다음으로 시스터 헤이즐이 나오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며 비트코인 현물 ETF 운용자산의 10~15% 정도 수준을 예측하기도 했다.

시총보다 수요가 더욱 적다는 것은 이더리움 현물 대비 이더리움 현물 ETF의 매력도가 더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전망에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및 출시를 위해 신청사들이 ETF 보유 이더리움의 스테이킹을 포기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세이파트는 “이더리움 ETF를 통해서는 스테이킹을 할 수 없다”면서 “(현물) 이더리움 보유자와는 달리 보유에 따른 (추가) 수익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경필 쟁글 센터장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낸 바 있다. 앞서 아크인베스트와 21쉐어즈가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스테이킹을 제외했을 당시 장 센터장은 “약 2~3%의 연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스테이킹이 제외된다면 투자 자산으로서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ETF가 아니고서는 해당 상품을 취급하기 어려운 기관투자자나 특정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여전히 ETF를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현물 ETF 승인이 급물살을 탄 21일 이후 급등해 현재 4000달러를 넘보고 있다. (출처=코인마켓캡)

한편, 이더리움 가격은 현물 ETF 승인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21일 3100달러 대에서 3600달러까지 급등한 뒤 상승세를 유지하며, 코인마켓캡 기준 이날 오후 390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에만 4% 넘는 상승률을 보인 이더리움은 이날 오전 한때 3936달러까지 상승하며, 4000달러를 넘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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