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건강, ‘세균’과 ‘궂은 날씨’ 대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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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건강의 관건은 번식이 쉬운 ‘세균’과 ‘궂은 날씨’. 세균은 각종 피부염과 식중독 등 수인성 전염병의 위험을 높이며 천식 증상을 심하게 만든다. 또 궂은 날씨는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유발하며 관절염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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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남부지방에 장마전선이 형성되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불청객’ 장마가 찾아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특히 올 여름에는 장마기간 후에도 비가 많이 내리고 게릴라성 폭우, 집중호우도 예상되고 있어 장마 기간뿐 아니라 여름 내내 습한 기온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마철 건강하게 나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무좀 등 피부질환- 깨끗이 씻고 건조 시켜야 악화 안돼
장마철에는 주로 곰팡이에 의해 발생되는 무좀, 완선 등이 극성이다.
무좀은 잠시만 외출해도 신발이나 옷이 축축하게 젖기 때문에 빈번히 발생한다. 한번 발병하면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마철에는 특히 발을 자주 씻고 되도록이면 발을 빨리 말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신발을 여러 켤레 준비해 번갈아 신는 것도 요령이다. 일단 무좀이 생긴 경우에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으로 꾸준히 치료해야 하며 식초물에 발을 담그는 등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완선은 주로 남성의 사타구니에 가려움증과 함께 나타나 성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서투른 자가 진단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로 치료하게 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수가 많으므로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상처에 세균이 침투해 생기는 농가진, 털이 있는 부위에 세균이 활성화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모낭염, 피부가 맞닿는 부위에 생기는 간찰진 등 다양한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 원장은, “장마철에는 손과 몸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청결히 하고 수건, 잠자리, 변기 등을 자주 소독해야 하며 환기를 자주 해 주는 것이 피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식중독, 장티푸스 등 수인성전염병- 물 많이 마시고 칼 도마 소독 중요
장마철이 되면 식중독환자도 늘어난다. 식중독 세균 또한 고온 다습한 기온에 잘 자라기 때문.
식중독에 걸리게 되면 복통과 함께 설사를 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안정을 취해야 하며 심한 구토와 탈수증세, 혈변이 보이면 즉각 병원에 가야 한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선 음식물 섭취에 주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번 오염된 음식은 끓인다고 해도 균이 죽지 않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넘겼거나 상온에 방치됐던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우유와 치즈,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등 유제품에서 균이 잘 자라므로 이 같은 음식을 먹을 때 특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에 2~3일 이상 보관된 음식은 주의해야 하며 감염 시 수 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은 계란과 우유를 먹었을 때 특히 많이 발생한다. 6시간에서 길게는 2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지며 복통과 구토, 고열 등의 증세를 보인다.
비브리오균에 의한 비브리오폐혈증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조개, 굴 등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생선회를 먹을 때 잘 생기므로 회식이 많은 직장인들은 조심해야 한다. 음식은 반드시 익혀서 먹는 것이 좋고 주방용품은 수시로 소독하고 행주는 여러 개 마련해 수시로 삶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장마철에는 유행성 전염병인 장티푸스도 유행한다. 장티푸스는 보균자의 대소변으로부터 나온 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주로 발생한다. 장마철 침수지역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며 전염성이 강하다. 고열과 두통, 설사를 심하게 하며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 항상 손을 깨끗이 씻는 등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천식-에어컨, 보일러 적절히 사용하고 환기 자주 시켜 습도 낮춰야
장마철에는 기온이 높고 습한 날씨가 계속돼 천식의 원인이 되는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가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따라서 곰팡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천식환자는 물론, 그렇지 않은 환자들도 실내에 퍼져 날아다니는 곰팡이 포자로 인해 천식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실내를 잘 관리하고 살펴야 한다.
장마철에 천식 악화 예방을 위해선 집안의 습도를 조절하고 곰팡이, 집먼지진드기가 증식하지 않도록 환경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어컨이나 보일러를 적절히 이용하고 환기를 자주 시켜 집안 습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구석의 축축한 곳에 곰팡이가 번식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발견되면 깨끗하게 제거해야 한다. 습기제거제를 사용하거나 눅눅한 곳을 드라이기로 말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침구류를 뜨거운 물로 삶거나 밀폐형필터가 달린 진공청소기 등을 이용해 실내 먼지를 제거함으로써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천식환자는 천식발작 억제를 위해 흡입형 항염제를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드물지만 곰팡이가 흡입된 후 폐에 과민반응이 생겨 열과 기침이 나고 폐렴이 나타나는 과민성폐장염이라는 질환도 있다. 폐렴 증상이 생겨 치료 받은 후 같은 장소에서 재발한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관절염-비 온다고 운동 중단 금물, 통증 완화시키는 '수영'도움
비만 오면 무릎이 쑤신다는 관절염 환자에게 장마철은 말 그대로‘뼈저린 시기’다.
궂은 날 관절 통증이 심해지는 원인은 의학적으로 정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기온과 기압의 변화가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장마철에는 기압이 떨어져 맑은 날 평형을 이루고 있던 관절 내부의 압력이 깨지면서 염증 부위가 부어 오르고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또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관절 주위를 비롯한 여러 근육을 뭉치게 만들어 통증을 유발한다.
장마철 관절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선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찬 바람을 피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평소보다 아파서, 비가 온다고 해서 평소 하던 운동을 중단하는 것은 통증을 더 악화시킨다. 따뜻한 욕조나 물에 관절을 담그고 마사지를 해 주거나 관절을 굽혔다 펴는 운동을 평소보다 자주, 규칙적으로 반복해주면 통증 완화에 훨씬 도움이 된다.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는 수영만한 운동이 없다. 다만 수영장에 다녀온 후에는 핫팩으로 마사지를 하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해 운동을 하기 힘들다면 맨손체조,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힘찬병원 남창현 과장은 “차가운 공기는 관절이나 관절 주변 근육을 굳게 만들어 증상을 심하게 할 수 있다”며, “장마철에는 가급적 실내 냉방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사무실 등 냉방이 잘 된 장소에서 오래 머물러야 할 때는 무릎덮개를 사용하거나 옷을 두껍게 입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울증-긍정적인 생각ㆍ집안 인테리어 가꾸기 등으로 극복
장마철의 흐리고 끈적끈적한 날씨는 정신적으로 우울한 감정을 더해 줄 수 있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 감성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밝으면 조금 분비되고 어두우면 많이 분비된다. 수면 및 진정작용을 유도하기도 해 일부 불면증 환자에게 투여되기도 한다.
장마철에는 장기간 흐린 날씨로 햇빛을 볼 수 없어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 수면 및 진정작용을 유도해 졸리고 피곤한 느낌과 함께 기분이 가라앉을 수 있다.
오랜 기간 내리는 비로 외출이나 나들이를 즐기기 어려워 갑갑한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여기에 끈적끈적한 날씨까지 더해져 우울한 감정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평소보다 우울한 감정을 심하게 느끼거나 체중이 갑자기 줄거나 흥미를 쉽게 잃는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따라서 장마철에는 긍정적인 생각과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로 고른 영양섭취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안을 화사하게 꾸미거나 낮에도 등을 환하게 켜 놓는 것, 가벼운 외출을 하는 것도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
또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수영이나 요가, 스트레칭 같은 운동은 무기력감을 날리는 데 좋다. 친한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거나 전화통화를 해 가까운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다.
◆불면증-멜라토닌 분비 영향, 쾌적한 잠자리 환경 조성 필요
장마철이면 낮에 꾸벅꾸벅 조는 반면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괴로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일조량 부족이 수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면에도 영향을 미치는 멜라토닌은 밝은 빛에 노출되면 억제되고, 그 반작용으로 어두울 때 합성, 분비된다.
숙면을 취할 때는 멜라토닌이 활발히 분비될 때인데 장마철에는 햇빛이 줄어들면서 낮 동안 멜라토닌 억제가 되지 않아 졸리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장마기간 동안 이와 같은 주기가 반복되면 생체시계가 이에 익숙해져 만성적인 불면증이 유발될 수 있다. 또 수면구조가 깨지면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거나 낮에 심하게 졸립고, 피곤한 증상, 어지럼증, 두통, 인지능력 저하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
건강한 수면을 유지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시간에 잠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낮에 졸림증이 있다면 10~15분 내외의 낮잠이 좋다. 30분 이상의 낮잠은 오히려 개운함을 반감시키고 밤잠을 방해할 수 있다.
쾌적한 잠자리 환경을 위해서는 보일러나 에어컨을 이용, 습도와 온도를 적절하게 맞춰주는 것이 좋다. 가장 적절한 온도는 22~25도. 이 온도는 습도와도 연관이 있어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조금 낮은 온도로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