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KT&G의 ‘2조8000억’ 발명 소송

입력 2024-05-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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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의 퇴직 직원인 곽모 씨가 지난달 24일 대전지방법원에 KT&G를 상대로 2조8000억 원의 직무발명보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소가만 무려 2조8000억 원으로 인지대만 대략 90억 원에 육박하는데, 인지대가 부담되어서인지 우선 1000억 원만 일부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0억 원의 소가라도 인지대가 3억 원을 넘어서는데 소송비용은 특허소송을 지원하는 해외 펀딩을 통해 조달했다고 한다.

특허발명에 대한 보상요구…인지대만 90억 원

이번 소송은 여러 측면에서 의아한 면이 많다. 우선 2조8000억 원이란 천문학적 소가이다. 1000억 원을 먼저 일부청구하긴 했지만 직무발명 보상금으로 거의 3조 원을 청구했는데 매우 이례적이다. 우리나라 법원의 특허침해소송 및 직무발명 관련 소송에서 인정되는 손해액이 큰 경우가 드물어 소송 추이에 따라서 합리적인 수준으로만 소가를 증액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해외 펀딩을 통한 소송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펀딩을 통한 특허소송은 미국과 같이 소송 비용이 많이 들지만 침해가 인정될 경우 큰 손해배상액이 인정되는 국가에서 이루어진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호사비가 낮고, 법원에서 인정되는 침해배상액도 낮은 것을 고려하면 해외 펀딩을 통해 본 소송이 진행되는 점은 매우 특이하다. 인지대만 3억 원이 넘어가므로 변호사비까지 고려하면 곽모 씨 입장에서는 펀딩을 통한 소송 제기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펀딩 업체에서도 사전 검토 후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소송을 지원했을 확률이 높은데 이 부분은 추후 소송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청구된 직무발명 보상액이 KT&G가 해외 특허출원을 하지 않아 발생한 손해까지 포함한 것이라는 점이다. 청구된 2조8000억 원은 KT&G가 해당 특허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등록한 경우의 매출액 84조9000억 원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이 중 국내 매출은 약 14조2000억 원이고 해외 매출액은 약 70조7000억 원이다. 회사가 경영적인 판단으로 해외 특허를 출원하지 않는 경우, 해외 특허 미확보에 따른 매출액 손실이 직무발명 보상금에 어느 정도 포함될 수 있을지 이 부분은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직무발명의 보상비율 등 법원판단 주목

기초 매출 84조9000억 원을 기준으로 청구된 소가가 2조8000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직무발명의 기여율을 약 3.3%로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국내 매출액 14조2000억 원 기준 1%의 기여율이 인정된다면 약 1400억 원의 손해가, 0.1%의 기여율이 인정된다면 약 140억 원의 손해가 인정될 수 있다. 인지대를 고려하더라도 기여율이 0.1% 이상 인정된다면 펀딩 업체는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송 결과는 KT&G 제품에 해당 특허가 적용된 제품의 실제 매출과 일실 이익 그리고 해외 특허 미확보로 인한 손해의 인정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이태영 LNB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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