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다우산업평균은 8497.18로 전일보다 0.09%(7.49p) 내렸으나, 나스닥지수는 0.66%(11.88p) 오른 1808.0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0.14%(1.26p) 떨어진 910.71,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66.16으로 0.93%(2.45p) 반등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지난달 물가 안정으로 인플레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진정됐으며 기술 및 의약 관련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신용평가업체인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가 미국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금융주들이 약세를 나타냈다. 또한 오바마 행정부가 발표한 금융규제 개혁안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FRB의 감독권한 강화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골자로 한 금융감독체계 개혁방안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공개한 88쪽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금융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연준과 재무부의 권한을 확대하고, 재무부 산하 연방저축기관감독청(OTS)과 연방통화감독청(OCC)을 통합, 가칭 '전국은행감독청(NSS)'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용디폴트스와프(CDS)와 같은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포괄적인 규제·감독 체계를 도입해 이들 상품에 대한 과도한 투자 및 거래가 금융회사의 장부상에 드러나지 않는 부실로 커지는 것을 방지토록 했다.
재무무의 경우엔 장관이 금융당국이 참여하는 '금융당국위원회(council of regulators)'의 위원장을 맡도록 했고, FRB에 대해서는 은행 뿐만 아니라 비은행 대형 금융기관들에 대해 일정 금액의 준비금 유지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소비자금융보호국(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Agency)'을 설립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신용카드, 여타 금융상품에 대한 감독을 담당하도록 했으며, 모기지담보증권(MBS) 등을 발행하는 기관에 대해서도 발행증권의 5%를 보유하도록 하는 등 증권시장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다.
하지만 이번 개혁안은 의회 청문회와 함께 수개월간의 심의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야당인 공화당이 이미 자체 개선안을 제시한 상태여서 원안대로 의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개혁안과 함께 S&P가 미국 주요 22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하면서 금융주들이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각각 5.23%, 3.4% 하락했으며 웰스파고와 캐피탈원파이낸셜도 5.37%, 2.9% 내렸다.
반면 일부 기술주들에 대해 투자의견 상향 조정이 이뤄지면서 기술주 및 제약주가 강세를 보였다. TI는 BoA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으로 3.3% 올랐고 퀄컴도 3.8% 상승했다. 제약주인 화이자와 머크도 각각 3%, 1.4% 올랐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폭 상승했다. 뉴욕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 인도분은 전일보다 56센트 오른 배럴당 71.03달러를 기록했다.
美 노동부는 이날 지난 5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혀 시장 전망치인 0.3% 보다 적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올해 1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1015억달러로 2001년 이후 최소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경상 적자 축소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를 발행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상수지 적자의 주원인이 되는 무역적자는 지난해 4분기 1445억달러에서 912억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유가하락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지출 감소로 수입이 급감한 것에 기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