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보장한도 축소 방안을 둘러싸고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 사이의 밥그릇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생명보험협회는 17일 사장단 회의에서 정부가 민영 의보 상품의 보장한도를 100%에서 90%로 낮추는 방안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생명보험협회는 "손해보험업계가 반발한다고 해서 제도개선이 후퇴해서는 안된다"며 "도덕적 해이가 늘어나 선량한 보험가입자가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어 조속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생명보험협회는 "KDI 연구용역 결과 나이가 어리거나 암에 걸린 민영 의보 가입자는 일반인에 비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 부담을 강화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손해보험협회 이상용 회장은 17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손보업계 사장단 간담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민영 의보 상품의 통원의료비 자기부담금을 현행 5000원~1만원에서 1만~1만5000원으로 올리되 한도 축소는 각 사의 자율에 맡겨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자기 부담금 기준 강화는 보험원리에 부합해 받아들일 수 있지만 보장범위는 소비자에게 부담이 가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장단이 정부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한 끝에 보험원리에 맞는 부분은 수용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문제가 있다는 점에 대해 건의서를 통해 알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손해보험사의 실손 의료보험 상품은 실제 치료비의 최대 100%까지 보장해준다. 반면 생명보험사들의 실손 특약은 실제 의료비의 최고 80%까지만 보장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