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투데이] 브릭스(BRICs)의 '달러화 흔들기'

입력 2009-06-1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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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 정상들이 새로운 글로벌 통화 시스템 논의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브릭스 4개국이 첫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에 대항하는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짐한 가운데 상대방 통화와 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는 데 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이머징 국가들이 국제금융기구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글로벌 통화 시스템 역시 다양화돼야 한다는 논의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만큼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도전받는 모습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뉴욕증시는 전날(16일 현지시간) 주택 관련 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여 나갔지만 산업생산 둔화세가 지속됐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으로 이틀째 하락 마감했다.

특히, 지난 3월초 이후 40% 급반등한 미 증시의 랠리가 끝나고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오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장중 최저점 부근에서 거래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은 뉴욕증시 하락 영향으로 1262.00원에 거래를 끝마쳤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3.70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인 1257.50원보다 무려 8.20원 상승했다.

달러화는 미 5월 주택경기 호전에 따른 고수익자산 투자 수요의 증가와 브릭스 국가들의 다양한 글로벌 통화 제도 촉구 예상 등으로 유로화에 하락세를 보였다.

이를 종합해보면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달러화 기축통화 지위 논란에 따른 약세 및 역외 선물환 상승분을 반영, 이틀째 오름세를 탈 전망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달러화 기축통화 지속 여부와 관련된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보도 영향으로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강한 하락 압력을 받는 모습이었다.

따라서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브릭스 관련 재료를 선반영했다고 여겨지는 만큼 환율은 오름세를 타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권의 한 딜러는 "원ㆍ달러 환율이 그간 오름세를 접고 나흘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시장의 1250원선 박스권 인식이 여전히 공고한 편"이라며 "브릭스 관련 재료로 이틀째 상승 출발이 예상되나 그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수급상으로도 박스권 상단에서의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꾸준히 흘러나오며 오름 폭을 제한하는 모습을 전날도 재차 확인했듯이, 환율 변동성의 급격한 확대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외국계은행 딜러는 "코스피지수가 전날 1400선을 내준 주된 요인 중 하나인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지속될 수 있다"며 "장중 국내증시가 추가로 밀려나는 모습을 연출할 경우, 원ㆍ달러 환율은 재차 저점을 높여갈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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