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억 빼돌린 오타니 전 통역사, 보석으로 풀려나

입력 2024-04-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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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억 원 빼돌린 미즈하라 전 통역사, 보석으로 풀려나
보석금 3500만 원·오타니 접근금지 조건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사진 오른쪽)와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 (뉴시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가 기소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12일(현지시간) AP와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 판사는 미즈하라의 보석을 허용했다. 또 미즈하라에게 도박 중독 치료와 함께 어떤 형태로든 오타니 선수 등 증인과 접촉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미즈하라의 보석에는 2만5000달러(약 3500만 원)의 보증금이 걸렸다. AP에 따르면 돈을 내지 않고 당사자가 서명하기만 하면 보석이 허용되고, 만약 미즈하라가 보석 조건을 위반하면 이 금액을 내야 한다.

미즈하라의 변호사는 판사가 내린 보석 조건에 대해 "(의뢰인이) 전적으로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날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된 미즈하라는 이날 법원에 자진 출두했다.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입고 나타난 미즈하라는 기소된 사건 내용과 보석 조건을 이해했는지에 묻는 판사의 말에 "네"(yes)라고만 답했다.

미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은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21억6000만 원) 이상을 빼돌리고 오타니의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한 혐의로 미즈하라를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1600만달러 이상을 몰래 빼돌려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연결된 연락처 정보를 바꿔놓는 수법으로 2년여간 발각을 피했다. 또 은행에 전화해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여 은행 측이 거액의 송금을 승인하도록 했다.

검찰은 오타니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결론지었다.

AP는 전날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에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행각과 재무 기록이 자세히 명시돼 있다면서 그의 베팅 순손실액이 약 4100만 달러(약 568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미즈하라는 도박에서 1억4200만 달러(약 1967억 원)를 따고 1억8300만 달러(약 2535억 원)를 잃었다. 미즈하라가 돈을 땄을 때는 해당 금액을 자신의 계좌에 입금했다.

지난달 이 사건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미즈하라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서울 시리즈 기간에 해고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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