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밤 미 다우지수가 2% 이상 급락 마감한 데 따른 역외 선물환율이 오름세를 탔다는 소식에 나흘째 상승 출발이 예상된다.
특히, 선진 8개국(G8) 재무장관들의 '출구 전략(exit strategy)' 논의에 따른 위험 거래 축소 여파로 국제 외환시장내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됨에 따라 서울환시에 환율 상승 재료가 추가될 전망이다.
G8 재무장관들은 지난 13일 이탈리아 레체에서 이틀간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에 대규모 부양책으로 인한 재정적자와 금융권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연구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대북 리스크 고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역내외 참가자들의 위험통화 선호 현상 약화에 따른 달러화에 대한 매기가 확산되면서 사흘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제 금융시장이 밤사이 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 약화와 G8 회담에서의 '출구 전략' 논의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우려로 일제히 약세를 띠면서 환율 하단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욕증시는 전날(15일 현지시간) 경기관련 지표 악화 및 달러화 강세, 그리고 수요 부진 우려로 촉발된 원유와 원자재 등 상품가격 급락 소식에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은 이러한 뉴욕증시 급락 영향으로 1266.00원에 거래를 마감, 박스권 상단 부근인 1270원선까지 근접했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3.30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인 1262.00원보다 7.30원 상승한 셈이다.
유럽증시도 G8 재무장관 회담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한 데 따른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다.
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4%나 빠진 209.31에 마감된 가운데 영국 FTSE지수, 프랑스 CAC40지수, 독일 DAX지수가 일제히 2~3% 급락했다.
달러화는 러시아 재무장관의 달러화에 대한 전폭적 신뢰 의사 표명 및 글로벌 증시 하락에 따른 안전통화 수요 증가 등으로 유로화에 대해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따라서 원ㆍ달러 환율은 국제 외환시장내 위험자산에 대한 거래 축소 분위기와 달러화 강세 분위기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으로는 박스권 상향 돌파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전날 외국인 증시 순매도 전환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 G8의 출구 전략 논의까지 상승 재료가 하락 재료에 우위를 점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박스권 상단에서 네고 물량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오름 폭이 제한될 수도 있겠지만 뉴욕증시 급락에 따른 국내증시 조정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돼 상승 폭이 얼마나 될 것인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한국증시의 모간스탠리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또다시 불발, 승격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년 6월까지로 늦춰진 점도 서울환시에 긍정적인 재료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MSCI지수를 운용 관장하는 MSCI바라가 한국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에 대해 선진국지수로의 승격 여부를 검토했지만 당분간 이머징마켓지수 지위를 유지키로 하면서 역외 참가자들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