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의대증원 사태, 시장에 답 있다

입력 2024-03-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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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민간LNG산업협회 부회장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 제로 시대에 접어든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출산에 인구노령화가 한국 사회의 새로운 모습으로 각인되면서 향후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을지도 여간 난제가 아니다. 새로운 혁신과 과감한 도약이 요구되는 때다.

개인이나 국가나 지금까지 성공하고 성장한 경험과 사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성공한 개인이나 국가를 살펴보면 새로운 혁신과 도약은 과거의 성공 모델과 경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날 때 비로소 시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장시대 서비스시스템 이젠 바꿔야

한국이 오늘의 국가 위상에 걸맞은 법제를 갖추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 노력 과정은 해외에서 생활하다 보면 더욱 와 닿는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 살다보면 과거 20년 전, 10년 전, 그리고 최근까지 한국에서의 생활과 비교할 때 우리 법제의 혁신과 도약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우리나라 병원, 학교 및 은행과 공공서비스 기관들의 서비스 마인드 그리고 고객에 대한 배려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서비스 시스템도 한국 사회와 경제가 성장하면서 축적한 우리 법제에 반영되어 지금의 위상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축적해온 서비스 시스템이 오늘에 와서는 우리 사회와 경제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에 규제가 되고,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병원과 학교 그리고 금융 및 에너지 서비스 기관들을 오늘의 눈으로 돌이켜보면 눈부실 정도로 성장하고 발전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래의 눈으로 현재 우리 병원과 학교 그리고 금융 및 에너지 공급 기관 등을 보면 규제의 질곡이 새로운 혁신과 도약을 막고 있는 듯하다.

과거 성장 시대에 축적한 서비스 시스템을 규제완화 내지 규제철폐라는 시각에서 새롭게 탈바꿈시켜야 할 때이다. 이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력을 끌어올리고 고령인구 사회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의 법제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과감하게 바꾸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보유한 법제가 누구를 위한 규제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부족하여 새로운 혁신과 도약을 수용하지 못하고 규제의 틀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예컨대, 국민의 안전 그리고 국가의 안녕을 위한 규제는 촘촘하게 마련하여 행여나 국민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사회질서와 국가안위가 위험에 빠져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규제로부터 이익을 보는 부문과 손해를 보는 부문이 있는 경우라면 시장 기능에 맡기는 것이 더 낫다. 시장을 통하여 규제에 의한 인위적 이익과 손해를 없애주고 관련한 거래비용을 제거하는 것이 혁신과 도약의 방향이다. 서비스 공급자가 규제에 의존하여 서비스 수요자를 걱정해주는 것이야말로 전혀 필요 없고 반드시 철폐되어야 할 규제이다. 서비스 수요자는 시장 시스템에 의해 보호되어야지 서비스 공급자가 시장 기능과 서비스 고객의 이익을 대변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 시스템에 규제 맡겨 경쟁력 키워야

서비스 공급자의 경쟁력은 시장가치 그리고 서비스 고객의 평가에 의해서 확보될 수 있다. 대부분의 규제가 이러한 시장 시스템에 의해 대체될 경우 서비스 공급자는 최선을 다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서비스 공급 조직이 확산되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력도 제고 될 수 있고 고령화 인구구조에 부응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병원에 필요한 의사 규모, 학교에 필요한 전공과 학생 규모, 그리고 누가 어떤 금융과 에너지 서비스를 어떻게 공급해야 할지는 대부분 시장에 그 답이 있다. 우리 경제와 사회의 공급자 마인드 그리고 공급자를 위한 규제를 철폐 내지 완화해 나갈 때 한국 경제와 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혁신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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