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경험 중심' 금융교육 이뤄져야"

입력 2024-03-1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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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주기별 금융교육 현황과 과제' 세미나 개최
금융당국 "고교 수준 교재 마련 등 현장 문제 보완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수요자ㆍ경험 중심 체계적 교육제공"

▲2024년 OECD 국제금융교육주간을 맞아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생애주기별 금융교육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교육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일상'과 밀접하게, '경험'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생애주기별 금융교육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연령대별로 추진 중인 맞춤형 금융교육 현황을 살핀 뒤 보완점 등을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초, 중, 고교 등 현장에서 교육을 추진 중인 교사들이 학령기 금융교육 현황의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할 때 적절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양유진 서울 한양대부속고교 교사는 "고등학생들은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는 연령대인데, 많은 학생이 용돈 관리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대출을 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난다"며 "현재 금융당국이 제공 중인 콘텐츠는 중학생 혹은 성인 수준인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칠 때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또, 현재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이 교과서적인 경제금융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쳐 실생활과 관련된 교육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양 교사는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잘못 투자해 큰 손해를 보기도 한다"며 "공교육이 금융교육을 책임져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서는 금융교육이 산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과 맞춤형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신동호 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 팀장은 "금융교육이 의무교육이 아니다 보니 단일 추진 주체 없이 학교,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에서 산발적으로 '연속성과 체계성'이 떨어지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이어 신 팀장은 "정부 주도로 전 금융권 공동 캠페인을 전개해 교육대상을 세분화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당국은 청년이 좋아할 만한 간결한 메시지로 쉽게 홍보할 예정이고, 앞서 여성가족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청소년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기로 한 것처럼 관계기관과 함께 특정 연령대를 타겟팅해 맞춤형 교육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열린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유하영 기자 haha@)

생애주기를 아울러 '경험' 중심의 금융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승환 한국은행 경제교육실장은 "20대와 60대 이후 고령층의 금융이해력이 낮은 데에는 '경험'이 부족한 것도 영향을 미친다"며 "금융이해력은 경험을 통해 상승하기 때문에 체험 위주의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 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고령층에는 흥미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참여형ㆍ체험형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보조 강사가 모바일뱅킹 이용법을 반복적으로 알려주는 실습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세미나에서는 유튜브 등을 통한 온라인 교육의 신뢰성 부족 문제도 여러 차례 지적됐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상무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과 관련해 "퇴직자들은 기업을 나가면 정보를 얻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며 "유튜브 등 온라인 교육은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근로 시기별로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표준화된 교육체계,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나영 서울 양정중학교 교사는 "요즘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주식투자 등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 많다"며 "온라인에 퍼져 있는 교육 자료 중에서 어떤 것이 공신력 있는 자료인지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세미나에서 지적된 사항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필환 금감원 금융교육국장은 "특히, 다음 금융교육 표준 교안을 만들 때 중학생-성인 사이의 고등학생 수준을 반영한 교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잘 참고하겠다"며 "기존의 일회성, 단발성 교육이 아닌, 더 체계적이고 연속적인 금융교육이 안착할 수 있게 관계기관과 지속해서 협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승완 금융위 금융소비자정책과 사무관은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금융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며 "향후에도 (현장에서) 의견을 주면 기재부 등 정부부처와 협의해 반영하고 금융교육을 발전시켜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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