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중국發 ‘공급망 리스크’ 대비를

입력 2024-03-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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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유명한 금융투자 격언이다. 투자를 한곳에 ‘몰빵’하지 말고 여러 곳에 분산해서 하라는 뜻이다. 한 나라의 수출입 구조를 설명할 때도 이 말은 요긴하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특정한 나라에 편중되어 있다면 그 나라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직접 노출된다.

수입구조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간판 산업은 해외 공급망을 통해 필요한 부품이나 원자재를 조달받는데 특정국에 공급망이 치우쳐 있으면 위험 관리를 잘 한다고 볼 수 없다.

對중국 수입비중 증가로 위험 더 커져

차이나 리스크라는 개념은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이 너무 커지면서 등장했다. 2003년 대중국 수출이 미국을 추월한 이후 2018년에는 대중국 수출비중이 26.8%를 넘어섰다. 중국 한나라에 수출이 집중되니 중국 내부에서 무슨 문제가 생기거나 중국이 지정학적으로 한국 길들이기를 하면 우리 경제가 안 좋은 충격에 빠질 수 있다는 논리이다.

실제로 중국은 2000년 마늘파동과 2016년 사드보복으로 우리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려 하였다.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는 전략이 차이나 플러스(+)이다. 중국 이외 다른 지역에서 추가적인 수출시장을 확보하자는 논리이다.

나라 경제에서의 중요성은 수출이나 수입 모두 마찬가지인데, 수입은 수출보다 사람들의 주목을 덜 받는다.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은 여기저기에 자신의 업적을 홍보하지만, 수입하는 기업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정부 부처도 수출 업무보다 수입 업무가 조금은 홀대받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 교역구조를 살펴보면, 수출보다 수입 측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 대중국 수입 비중의 증가는 우리나라 산업의 공급망이 좀 더 위험에 노출되었음을 의미한다.

우리의 기억 속에는 2021년 11월에 발생한 요소수 사태가 있다. 중국이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출을 중단하자 전국에서 난리가 났다.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요소의 비중은 현재도 90%를 넘는다. 중국이 한국을 골탕 먹이려는 의도가 없더라도 그들 내부의 의사결정에 따라 우리 경제가 유탄을 맞을 수 있다면 그건 막아야 한다.

중국 수입품 가운데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품목은 중간재에 속한 제품이다. 중간재는 산업현장에서 완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이나 원재료를 말한다. 중국산 중간재는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편이어서 최근 우리나라 수입시장에서 점유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수입처 다변화해 안정적 공급 확보해야

중간재 수입시장만 놓고 보면 중국산은 전자부품 수입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기록하였는데(2022년), 직전 5년간의 증가율은 57%에 달했다. 중국산 화학물질은 수입시장 점유율이 24%, 같은 기간 증가율은 무려 128%이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

대중국 수입 비중을 무리해서 억지로 낮출 필요까지는 없다.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현 상황에서는 조금은 비효율적이더라도 추가적인 수입처를 갖고 있어야 한다.

중국 속담에 ‘꾀 많은 토끼는 굴을 세 개나 파 놓는다(狡兎三窟)’라는 말이 있다.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수출시장을 발굴하는 것만큼 우리에게 꼭 필요한 수입품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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