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값도 못하는 '공룡펀드' 절반 넘는다

입력 2009-06-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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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액 1조원 이상 펀드 평균 수익률 25.68%로 시장 평균 수익률 밑돌아

설정액 1조원이 넘는 공룡펀드들이 수두룩하지만 2개중 1개는 시장 평균 수익률에도 못미쳐 덩치 값도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설정액 상위 10개 펀드의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은 25.68%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인 26.43%를 밑돌았다.

개별 펀드별 시장 수익률을 보면 조사대상 10개 펀드 가운데 시장 평균수익률을 웃도는 펀드는 5개에 불과했다. 즉 공룡펀드 가운데 절반은 시장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투자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면 10개 가운데 4개만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등 시장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공룡펀드 가운데 올 들어 가장 선방한 펀드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A)'다. 설정액 3조5941억원을 기록하며 펀드 규모 부문에서도 가장 앞서는 이 펀드는 연초이후 수익률 31.17%를 기록, 설정액 상위펀드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A)'는 삼성그룹의 우량종목에는 투자하는 상품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연초이후 양호한 수익을 기록하면서 펀드 수익률 상승을 뒷받침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래에셋운용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4(주식)종류A'가 29.51%로 뒤를 이었으며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 2Class A',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 '미래에셋인디펜던스증권투자신탁 3(주식)종류A' 등이 근소한 차이로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반면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 1'는 같은기간 14.6%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 펀드는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과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성장형펀드다.

이 펀드 외에도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3(주식)종류A',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A', '미래에셋솔로몬주식 1', 'KTB마켓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_A' 등이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다.

현대증권 문수현 펀드애널리스트는 "대형펀드들은 중소형펀드처럼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가 사실상 힘들다"며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대형펀드들을 일반적으로 대형주를 편입하기 때문에 시장이 급락하거나 급등할 때 매매에 어느 정도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외에도 증시가 상승구간이라면 펀드들이 환매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해야하는데, 이것 또한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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