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트랙터가 있어요"…주행정보 표지판으로 알렸더니 사고 발생↓

입력 2024-03-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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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지역 시범사업, 차량 평균속도 11%·과속 25% 감소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 (자료제공=농촌진흥청)

트랙터나 경운기 등 농업기계가 도로에 있다는 정보를 표지판으로 알려 사고를 줄이는 기술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교통사고를 비롯한 전복 사고 등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정보통신(IC)과 IoT 기술을 접목한 '농업기계 사고 예방 기술'의 현장 실증을 거쳐 사업화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농업기계 사고 예방 기술'은 농업기계에 붙인 단말기와 도로에 설치한 LED 주행 안내표지판 간의 근거리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한다.

농업기계 접근이 감지되면 주행 안내표지판에 어떤 농업기계인지, 접근 거리와 속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 정보가 문자와 이미지로 표시된다. 이를 본 일반차량 운전자는 감속하거나 주의해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경찰청의 교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년간 우리나라 농업기계 교통사고 발생은 연평균 800건, 사망자는 100여 명으로 일반 교통사고보다 치사율이 8배 높다. 이에 농진청은 2019년 '농업기계 사고 예방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 실증을 거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신기술보급사업으로 진행했다.

농진청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농업기계 운행이 빈번하고 사고 위험이 있는 전국 14개 지역에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 33개와 농업기계용 단말기 610대를 설치했다.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위)와 농업기계 전도전복 사고 감지 알림 시스템 구성도. (자료제공=농촌진흥청)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과 농업기계용 단말기를 설치한 곳 중 전남 장흥 3개 마을에서는 안내표지판 설치 전후의 일반차량 2454대의 평균속도를 비교했다. 실증 결과 이동 차량의 평균속도는 최소 11% 줄었고 시속 60㎞ 도로에서 과속차량도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계양과 전남 장흥 전북 남원 3개 지역에서 실시한 농업인의 교통안전 체감도 조사에서는 안전 체감도가 42~150% 높아진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안내표지판 뿐만 아니라 농업기계의 전복 사고 등도 예방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됐다. 농진청은 농업기계의 넘어짐·뒤집힘 사고 감지 기술과 위험 상황 시 긴급 호출 기능, 위험 경사 알림 기능 등을 단말기에 추가했다.

농작업 특성상 홀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인적이 드문 논밭이나 축사, 도로 등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조 신고가 늦어져 사망 등 위급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농진청이 개발한 단말기는 센서가 사고를 감지하면 사고자의 휴대전화로 사고정보를 전달한다. 이때 사고자가 응답하지 않으면 보호나자 농업기술센터 등 관계기관으로 사고정보가 접수된다.

현재 이 기술은 주행형 농업기계인 트랙터와 경운기에만 적용되고 있다. 농진청은 기술을 개선해 다른 농업기계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또 기술을 표준화해 제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을 교통안전시설 규격에 추가하거나 농업기계 사고 감지 정보를 119 응급출동과 연계하는 방안을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조용빈 농진청 농업공학부 부장은 "앞으로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 신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해 농업인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까지 챙길 수 있는 기술 확산과 보급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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