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vs경기..금융시장별 전개 방향은?

입력 2009-06-09 10:21수정 2009-06-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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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적으로는 호재로 받아들여야

경기 바닥권에서의 금리 상승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두고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내 특징적인 모습은 미국경기의 조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한 미 국채금리의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 국채금리 상승은 국채발행 물량 증가에 따른 매력도 저하 때문이라고 대다수 시장 참가자들은 해석했다.

그러나 향후 금리 상승은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부각 및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미 연준(FRB)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 때문일 것이라는 시각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시화되면 미 정부와 FRB의 과감한 양적 완화 및 유동성 공급 정책이 어려워져 금융 기관들에 대한 지원도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현지에서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 봤을 때,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과 그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로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뉴욕증시는 밤사이 국채 수익률 상승과 기준 금리 조기인상 가능성 부담으로 혼조 양상을 보인 반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안전통화의 재부상 효과에 힘입어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코스피지수는 1300선후반~1400선초반, 코스닥지수는 500선 초반에서 기간 조정을 지속하는 모습이고 원ㆍ달러 환율도 1200원 중반에서 박스권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금리는 금주 들어 미 국채금리 급등 부담감에도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세에 보합권 양상을 지속하고 있지만 완벽히 영향권에서 벗어났다고는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 회복이 점차 가시화될 경우 미 국채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인상 기조가 추세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주식, 외환, 채권 시장이 일시적으로 출렁이는 모습이 불가피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는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에서 긴 호흡에서는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들은 조언했다.

◆ 유동성 장세 막바지 국면의 금리 상승..증시 조정의 빌미

현재 대내외적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대내적으로도 환율 안정, 풍부한 유동성등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주변 여건은 그리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주식시장만 놓고 보면 유동성 장세의 막바지 국면으로 추가 상승 보다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이는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했고 환율이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 등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주가 조정 국면에서의 금리 상승은 아무래도 증시에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는 점도 주식시장에는 부담 요인이다.

최지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어닝모멘텀의 둔화는 좀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여타 글로벌 증시의 이익모멘텀은 개선되고 있는 반면 국내 어닝모멘텀은 이익모멘텀의 개선 정도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 달러화 반등 국면 진입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그동안 급락에 대한 단순 조정인지, 반등의 신호인지는 좀 더 지켜보자는 시장의 인식이 현재까지 대체적이다.

미 금리인상 기대와 국채 수익률 상승 속에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반등 국면으로 진입한 모습이지만 1조80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적자 규모는 달러화에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달러화는 그간 기축통화로서의 자격을 의심받던 상황에서 낙폭과 하락 속도면에서 상당히 가파른 모습을 연출했던 만큼 조정 국면을 필요로 했고 금리 인상 신호가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리인상 기대와 함께 나타난 달러화의 반등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방향성 설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달러는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나 외국인 주식 순매수 둔화 및 북한 관련 리스크 등과 같은 내부 요인이 환율에 하방경직성을 제공하고 있어 환율의 급격한 오름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국과 사정이 다른 국내 채권시장..금리 올라도 '제한적'

미 국채금리 오름세가 국내 채권시장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통화 약세를 신경써야 하는 미국과 견실한 국내 금융시장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분석이다.

지난 주말 미 고용지표 발표 이후 미 경기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점차 강화되고, 연말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2년물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국내 채권 시장에 분명히 부담 요인이다.

그러나 현재 미 FRB는 추가로 통화기조를 완화할 수 있는 여지가 바닥난 상황인 반면 한국은행은 아직 기준금리 인하라는 정책 카드가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미국의 금리상승 압력에도 국내 채권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밑바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회복의 초입 국면에서 안전 자산인 국채 금리의 상승 시도는 정책 변화와 여타 수급, 그리고 자금 이동 경로를 통해 오버슈팅이 강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시중의 한 채권 딜러는 "미국의 올 연말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데 따른 충격으로 국내 채권 금리가 속등하는 양상으로 접어드는 분위기지만 지표 개선이나 통화정책 변화 우려가 실제적인 의미를 두기에는 한계가 따른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채권금리 상승 기조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금리 상승을 통해 그간 채권시장 내부에 상존했던 조정 압력을 확인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의를 둘 필요가 있다"며 "당장은 미 국채금리 상승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으나 오는 6월 금통위에서 통화완화 정책기조의 유지 여부를 고려, 리스크 관리 차원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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