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ㆍ인력 재배치”…'캐시카우' 건설부문 축소 서두르는 아이에스동서

입력 2024-02-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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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스동서(IS동서)가 건설부문 축소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수주 규모를 빠르게 줄이면서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인력 재배치를 진행하며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오너 2세'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대표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환경 사업을 필두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건설부문이 여전히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캐시카우란 점에서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조절이 요구된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아이에스동서는 건설 프로젝트 현장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인력 재배치를 진행하는 등 건설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건설부문은 아이에스동서의 주된 먹거리다. 지난해 연결기준 아이에스동서 건설부문의 매출액은 1조2846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62.6%를 차지한다. 매출액 규모만 보면 전년(1조6478억 원) 대비 22% 감소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전년 대비 9.7% 줄었지만, 여전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 기여도는 압도적이다. 건설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914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3405억 원)의 85%를 차지한다. 사실상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건설부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신규 프로젝트 규모를 줄이는 등 시공 사업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권 대표 체제가 시작되면서 개발, 도급 등 시공 관련 프로젝트 규모를 축소하고 현금을 쌓는 작업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에스동서는 그간 신규 수주 규모를 줄여 왔다. 아이에스동서의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2556억 원으로, 전년 8134억 원 대비 68.6% 급감했다. 이에 따라 수주잔고도 전년도 3조3863억 원에서 지난해 2조3369억 원으로 약 1조 원 가량 쪼그라들었다. 신규 분양 역시 2022년 11월을 마지막으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반면 비건설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연결기준 비건설 부문의 매출액은 76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다. 영업이익은 593억 원으로, 역시 전년 대비 27.3%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기타 임대수익 포함)은 37.5%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는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권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권 대표는 건설 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를 위시한 폐기물 전처리 사업, 2차 전지 등 환경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설정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때문에 종국에는 기수주 현장만 유지하거나 시공을 최소화하는 등 '형태'만 남겨두는 쪽으로 갈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이에 대해 아이에스동서 측은 신규 건설사업장이 부족해지면서 현장별로 희망퇴직이나 인력재배치가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현장별 인력 재배치 등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작년부터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다보니 그 부분이 부각된 것"이라며 "신규 건설사업을 진행하기에 부담스러운 업황이다보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곧 화성 전처리 공장 준공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재편이 본격화한 양상이지만, 건설부문을 단기간 내 정리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비건설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충분히 올라오지 않은데다, 기수주 사업장과 진행해야 할 프로젝트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스동서가 발표한 NDR(기업설명회) 자료를 보면 이달 14일 기준 진행중인 자체 사업장은 6곳 도급 현장은 4곳이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는 기수주한 프로젝트 13곳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을 완전히 떼내기 위해선 계열 분리 등을 거쳐야 해서 단기간에 되긴 어려울 것이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현장 인력만 남기는 방향을 꾀할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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