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티웨이에 항공기 임대 논의…인력도 임시로 소속 옮긴다

입력 2024-02-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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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기업결합 위해 티웨이에 유럽 노선 양도해야
장거리 운항 가능한 항공기 임대…인력 임시 소속 변경
우회적 ‘웻 리스’ 방식…인력 100여 명 2~3년 파견 전망

▲지난해 2월 인천공항 제1터미널 계류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웨이항공의 유럽 노선 진입을 지원해야 하는 대한항공이 항공기 임대와 인력 파견 모두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운항 안정성을 위해 항공기를 임대한 뒤 일부 인력을 티웨이항공 소속으로 전환 파견하는 형태다.

2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대한항공·티웨이항공은 현재 ‘드라이 리스(Dry Lease)’ 방식의 항공기 임차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 중 하나로 ‘여객 4개 중복 노선에 대한 신규 항공사의 노선 진입 지원’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신규 진입항공사(Remedy Taker)로 선정된 티웨이항공의 유럽 노선 진입을 지원해야 한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기재가 부족한 만큼 유럽 노선을 운항하기 위해서는 기재 확보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A330-200 5대를 임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항공 사업의 임대(리스) 형태는 크게 드라이 리스와 웻 리스(Wet Lease)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드라이 리스’는 보유 항공기만을 단순 임대하는 방식이며 ‘웻 리스’ 방식은 항공기는 물론 조종사·승무원·정비 체계 등 인력을 포함한 제반 요소까지 함께 임대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의 노선 이관 과정에서 ‘드라이 리스’ 방식이 검토되고 있는 것은 이 방식이 티웨이항공의 안정적인 유럽 노선 운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먼저 우리나라의 경우 웻 리스를 허용하는 항공협정을 맺은 국가가 적어 티웨이항공이 웻 리스 방식으로 항공기를 들여올 경우 항공기를 띄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운항을 위해 직접 항공기를 들여오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항공기 확보에 필요한 시간이 더욱 길어져 연내 유럽 4개 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의 운수권과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일부 양도해야 하는 대한항공 입장에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티웨이항공이 드라이 리스 방식으로 항공기만을 임대할 경우 장거리 운항 경험이 적다는 점이 문제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와 대한항공·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의 인력을 일정 기간 티웨이항공 소속으로 전환해 파견하는 방식도 함께 검토 중이다.

웻 리스 방식으로 관련 인력을 한 번에 임대할 수 없는 만큼 일종의 우회적 웻 리스 방식으로 장거리 운항 경험을 보유한 승무원·정비 인력 등을 지원한다는 발상이다. 대신 인력 관리의 책임은 티웨이항공 측이 지게 된다. 논의 중인 파견 기간은 2~3년, 파견 인력은 약 100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대한항공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파견 중 임금, 인사고과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해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의 인력 파견 기간 내에 장거리 운항 관련 역량을 키워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대한항공은 현재 파견 인원, 방식 등 구체적인 티웨이항공 지원 방안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놓고 여러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티웨이항공이 정상적으로 연내 유럽 노선을 넘겨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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