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충당금 이슈에 지난해 어닝 쇼크…“올해 PF 우려 정점 통과·저PBR주로 주목”

입력 2024-02-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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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대부분 기대치 대비 실적 밑돌아

고금리 매크로 더불어 보수적 충당금 적립 기조 영향

“PF 우려 정점 통과, 저PBR주로 주목…주주환원 동참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증권사 실적이 하나둘 발표되는 가운데 대부분이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쌓는 충당금이 실적을 기대치 대비 낮춘 것으로 보인다.

12일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추정치가 있으면서 실적이 발표된 증권사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이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480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전년 대비 29.7% 증가했으나 컨센서스 6019억 원에는 못 미쳤다.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 매출 증가와 기업금융(IB) 및 상품운용손익, 금융수지 안정화 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익 298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7.8% 감소했다고 6일 밝혔다. 증권가 추정치는 3227억 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고금리 장기화 등 업황에 따른 손익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563억 원으로 증권가 추정치인 1640억 원을 다소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18.7% 늘었다. 대신증권은 “위탁수수료 및 운용부문 수익 증가가 있었으나, 주요 종속회사 충당금 적립에 따른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익 5564억 원으로 4곳 중 유일하게 증권가 컨센서스(5304억 원)를 웃돌았다. 이는 전년 대비로도 83.39% 급증한 수치다. NH투자증권 측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개선됐고, 시장상활에 따른 탄력적 운용전략으로 운용수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증권사 어닝 쇼크는 고금리 지속 등 비우호적인 매크로 상황과 더불어 부동산 PF 등 사업리스크 등에 대한 손실 충당금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보수적 충당금 적립 기조와 더불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국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과 평가손실 및 글로벌 부동산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해외 투자 관련 충당금·평가손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3일 임원회의를 열고, 장기간 본 PF 전환이 되지 않은 브릿지론 등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2023년 말 결산 시 예상 손실을 100%로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 후 신속히 매각 및 정리하고, 공사지연이 지속하거나 분양률이 현격히 낮은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과거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라고 업계에 당부한 바 있다.

지난해 실적 쇼크에도 증권주 주가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는 이달 8일까지 연초 대비 7.84% 상승했다.

올해 실적 회복 전망과 더불어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오름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증권가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의 올해 당기순익을 각각 6333억 원, 6400억 원, 6028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올려 잡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PF 우려는 매 분기 충당금 적립과 부실채권 상각, 자본 건전성 유지를 위한 유상증자, 금융당국 지침에 따른 보수적인 영업 등이 이어지면서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한다”며 “4분기 충당금으로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아도 오히려 빠르게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받아들여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며 저PBR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증권사 올해 예상 PBR은 0.50배로 저PBR 업종에 해당한다”며 “증권사도 주주가치 제고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 주주환원 확대에 동참할 의지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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