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입은 설 선물세트…“반납하면 돈 벌어요”

입력 2024-02-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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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생분해 되는 100% 사탕수수로 만든 햄퍼박스 선봬

롯데백화점, 폐페트병으로 만든 보랭백 반납시 엘포인트 5000점 지급
김성숙 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 “업계 노력 고무적, 상시 이벤트 필요”

▲롯데백화점은 1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설 선물세트가 담겼던 보랭가방을 반납하면 엘포인트 5000점을 지급한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환경보호를 위해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지속되자, 2024년 갑진년 설 선물세트 포장 분야에도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 등 유통채널은 설맞이 선물세트 판매 시 친환경 패키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00% 사탕수수로 제작한 햄퍼박스(Hamper box, 뚜껑 있는 바구니)를 선보였다. 이는 자연에서 생분해되기에 플라스틱 박스보다 친환경에 가깝다. 신선·가공식품부터 와인까지 신세계백화점 식품관이 갖춘 상품들을 취향에 맞춰 햄퍼박스에 담아 포장할 수 있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2021년 추석부터 무코팅 재생 용지에 콩기름 인쇄를 거친 종이박스를 제작해 화학원료 사용을 줄여가고 있다. 무코팅 재생 용지는 사과·배 등 과일 선물세트를 담는 종이 패키지에 적용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축산과 수산 등 신선식품 선물을 담는 데 사용되는 친환경 보랭백도 확대 도입한다. 기존에는 신세계백화점이 업계 최초로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선보인 친환경 보랭백을 75%만 도입했다면, 올해부터는 전 상품(100%)에 적용한다.

친환경 보랭백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인 ‘R-페트’와 폐의류, 종이 보드 등으로 제작했다. 보랭백 안 아이스팩도 100% 물과 단일 재질 비닐을 사용해 손쉽게 분리 배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보랭가방을 회수해 포인트로 돌려주는 곳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1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설 선물세트가 담겼던 보랭가방을 반납하면 ‘엘포인트 5000점’을 지급한다. 반납은 전국 롯데백화점 사은행사장에서 가능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연간 약 16만 개의 보랭가방이 명절 기간에 사용된다”며 “롯데백화점은 2022년 추석 때 업계 처음으로 보냉가방 회수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지난해 추석까지 세 차례 명절 기간 4만여 개의 보랭가방을 회수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회수한 보랭가방은 굿즈로 업사이클링(upcycling)해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13일부터 23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정육 선물세트 보랭백을 반납하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수거된 보랭가방은 전문 세척업체로 보내져 내·외부 세척, 살균 등 4단계 과정을 거친 후, 재사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퍼가 고장 나거나 오염이 심한 보랭가방은 수거 대상에서 제외된다. 수산물 선물세트를 담았던 부직포 가방과 곶감 선물세트 보랭가방은 수거되지 않는다.

한국소비자학회 공동회장인 김성숙 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유통업계가 그저 보여주기식 선물세트 판매에만 연연하지 않고 친환경까지 추구하려는 취지 자체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명절 마케팅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보랭백 반납 이벤트의 경우도 반납 기간을 특정하는 게 아니라 상시 반납을 받을 수 있어야, 고객 서비스와 ESG 경영 추구 측면에서도 진정성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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