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나인 등 자회사 매각 검토…방송통신 사업에 ‘올인’
현재 KT가 보유한 계열사는 28개로 이 중 통신사업과 관련 없는 5~6개의 자회사가 매각이 결정되거나 검토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채 회장은 지난 1일 “통합 조직이 안정화되면 계열사도 조율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계열사 실적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추진될 것을 시사했다.
KT는 이 회장의 발언 직후 드라마제작 회사인 ‘올리브나인’매각작업에 착수, 구체적인 금액과 인수 절차를 타진하고 빠르면 다음주에 매각작업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현재 거론된 인수 업체는 호주의 ‘사모펀드’로 KT가 보유한 지분 19.48% 모두를 인수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KT의 이같은 계열사 구조조정은 앞으로 방송통신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이석채 회장의 의지와 맥락을 같이 한다.
수익이 떨어지거나 비효율적인 조직구조를 갖춘 계열사는 과감히 매각하고, 가능성 있는 분야는 더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이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수익성이 낮은 콘텐츠 사업의 비효율성을 강조하며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리는 등 사전에 매각 가능성을 내비치도 했다.
올리브나인의 경우도 매년 매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89억원의 적자를 나타내는 등 ‘퇴출 1순위’로 꼽혀왔다.
매각 작업은 올리브나인을 시작으로 휴대폰 사업부문인 ‘KTF뮤직’을 제외하고 모든 콘텐츠 사업이 검토 대상에 올라 올해 안에 정리를 끝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적으로는 실적이 저조한 콘텐츠 분야의 구조조정이 단행 되지만, 통합 조직이 안정화되는 하반기부터 모든 계열사의 경영실태를 파악, 필요에 따라서는 통합이나 분사조치도 이어질 전망된다.
이처럼 구조조정이 특정 업체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계열사가 거론되면서 각 계열사들은 수익 개선과 조직 강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생존경쟁'에 돌입,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콘텐츠 부문 매각이 계열사들에게는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KT그룹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올리브나인은 콘텐츠 수급 기여도가 떨어지고 경영상태도 좋지 않아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며 “올리브나인 외에 당장 통합이나 매각은 없겠지만, 앞으로도 계열사의 경영실태나 사업성의 추이를 보고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IPTV의 콘텐츠 수급이 난항을 겪으면서 매각한 자금으로 자체 프로그램 구성 등 IPTV관련 계열사 설립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올리브나인이 IPTV에 공급하던 HD급 방송을 포기할 정도라면 이를 뒷받침 해줄 만한 자체 사업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강도 높은 계열사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며 “최근 통신시장 분위기를 볼 때 매각 자금을 IPTV 사업 추진에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분 매각설이 나도는 영화제작사 ‘싸이더스FNH’는 오히려 제작위주에서 배급으로 사업영역을 강화하겠다며 매각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