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고속도로를 횡단하다가 사망한 여자친구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19일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1월 광주 광산구 호남고속도로상 비아버스정류장 부근에서 함께 있던 여자친구 B씨의 고속도로 횡단을 막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두 사람은 승용차를 타고 가던 중 전 연인 문제로 크게 다툼을 벌였고, 만취 상태였던 B씨는 경찰에 “납치당하고 있다”라고 신고하거나 운행 중인 차량의 시동을 끄는 등의 행동을 반복했다.
이에 A씨는 결국 버스정류장이 있는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웠고, B씨는 고속도로를 지나는 택시를 세우는 등 위험한 행동을 이어갔다. 이에 A씨는 이러한 B씨의 행동을 말리거나 제지했으나, B씨는 A씨를 따돌리고 고속도로를 횡단하던 중 지나던 차량에 치여 숨졌다.
검찰은 A씨가 고속도로의 위험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지만, 112 신고나 주변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해 사망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며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장은 “B씨의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제지한 것을 넘어 B씨를 안전한 장소로 옮겨야 하는 주의의무까지 A씨에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CCTV에는 피고인은 막무가내로 고속도로로 가려는 피해자를 막아서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있다”라고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