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풍랑 속 무역, 해외서 돌파구를

입력 2024-01-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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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산업협력 강화…수출 저변 확대
중국대체 ‘글로벌 사우스’ 교류 절실
정부·기업 공동 ‘팀코리아’ 구성하길

작년 우리 무역은 참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수출은 7% 감소하고 무역수지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대중국 교역에서 수출이 20%나 감소하고 막대한 무역적자를 보였다. 10월부터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수출액은 2021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증가세가 지속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작년 우리 수출이 부진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반도체 가격 폭락과 중국경제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미흡, △세계경기 위축 속에 공급망 위축으로 수출비중이 큰 중간재 교역 부진, △미-중 갈등과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무역규제 확대 등이다.

올해는 어떨까? 전문기관들은 기회보다 리스크 요인이 더 클 거라고 해서 마음이 무겁다. 우리 수출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세계 교역증가율인데,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예측(3.3~3.5% 증가)처럼 좋아질 것인지 의문시된다.

무엇보다 고금리 장기화 탓에 세계경제 성장률이 작년보다 더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우리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중국 경제가 작년보다 둔화된다는 점이 걱정된다. 미·중·EU 등이 공급망 내재화 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중간재 교역이 더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더 고조되는 가운데, 글로벌 리스크가 자원·물류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올해 미국 등 50개 이상의 나라에서 예정된 선거도 경제적 불확실성을 키우게 되고, 탄소무역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제반 요인들은 우리 무역에 험로를 예고한다. 그러나 해외시장을 잘 살펴보면 기회요인도 있으므로 희망과 용기를 갖고 시장여건에 맞는 바람직한 진출방안을 찾아야 한다.

첫째, 새로운 중간재 수출기회를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도 중동 아세안 등의 제조업 육성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트렌드에 맞춰 국제 산업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들 국가는 우리의 제조업 육성 경험과 튼튼한 부품·소재산업 때문에 우리나라와의 협력을 원한다. 그런데 국제 산업협력은 기업 혼자서는 안 되고, 정부와 기업이 함께 국가별 협력방안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둘째, 대중국 수출 감소를 메꿀 대체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중간재 자급화로 대중 수출이 예전만큼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시장도 작년만큼 좋지는 않을 것 같다. 이젠 ‘글로벌 사우스’ 국가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다. 이에 속한 많은 나라들은 미래 유망시장이자 자원 공급망의 핵심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미·중은 물론 일본도 최근 이들과의 외교적·경제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도 획기적인 대책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셋째, 이젠 해외 소비재시장에 더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최근 중간재 교역이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소비재 교역은 계속 커지고 있다.

코트라 등이 추천하는 주요 국가별 수출유망품목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여건에 맞는 마케팅을 추진해야 한다. 또 기업 스스로 챗GPT를 활용해 시장분석과 유망품목 선정, 마케팅전략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넷째, 각국의 친환경 수요와 인프라 개발을 수출로 연결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친환경 에너지, 유럽의 친환경 모빌리티 및 에너지 전환, 중국 인도의 환경 관련 프로젝트, 중동의 물류·교통 인프라 사업이 증가하고 있다.

관련 기업 또는 민관 공동으로 ‘팀코리아’를 구성해 외국기업을 이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소비와 투자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올해, 수출은 경제 회복에 핵심변수가 될 것이다. 과거 우리경제의 위기 때마다 수출이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것처럼, 2024년에 다시 그 역할을 하도록 관련 주체들의 특단의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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