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홀린 ‘조선미녀’ 이젠 조선에서 인정받고 파” [줌 人]

입력 2024-01-18 05:3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 인터뷰…"연간 매출액 3000억 원 목표"

미국 SNS서 언급…브랜드 급부상
지난해 연매출 1400억 원 달성

(사진제공=구다이벌글로벌)

“글로벌에선 ‘조선미녀’ 브랜드가 팬시(fancy, 색다른)한 이미지가 있는데, 국내에선 ‘촌스럽다’라는 이미지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도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올해 제일 큰 목표입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사옥에서 만난 천주혁(37) 구다이글로벌 대표는 꽤나 친근하고 털털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일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자 첫인상과 달리, 말 한마디 한마디와 단호한 목소리에서 프로다움이 느껴졌다. 기자의 사진 요청에도 “저보다 조선미녀 제품이 부각되길 바란다”고 정중히 사양하면서도 자사 브랜드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과를 전공했던 천 대표는 졸업과 동시에 중국 시장을 겨냥해 화장품 유통 사업을 시작, 구다이글로벌을 설립했다. 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의 총판을 맡았던 구다이글로벌은 2019년 조선미녀를 인수했다. 다만 첫 해 매출 성적표는 1억 원에 그쳤다. 그러다 미국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한국 스킨케어 브랜드 중 하나로 조선미녀가 급부상하면서, 지난해 연 매출은 14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말그대로 대박을 낸 것이다.

“2015년부터 글로벌 화장품 유통을 시작하면서 조선미녀 브랜드 독점 판권을 2~3년 정도 운영 했습니다. 그러던 중 조선미녀 브랜드를 인수해 제품 기획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맡아 ‘모던 한방 화장품’으로 콘셉트를 재정비했습니다. 기존엔 크림 제품 단 한 가지만 있었는데 인수 후 선크림, 세럼 등 라인업을 계속 확장했습니다.”

말그대로 천 대표의 피땀눈물이 농축돼 탄생한 것이 바로 조선미녀다. 현재 조선미녀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핫한 화장품 브랜드 중 하나다. 조선미녀는 예로부터 피부 미용에 사용됐던 쌀 추출물이나 한방 원료를 현대인에 맞게 재해석, 미국 시장을 정조준했다. 특히 한방과 현대적 성분을 결합한 선케어 라인이 입소문을 타면서 미국을 비롯해 해외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800만 개를 돌파하며 수출 효자 제품으로 등극했다.

“조선미녀는 전통 한방 원료와 현대적 원료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해외 시장 공략 시 ‘한방 화장품’ 하면 떠오르는 ‘비싼 가격’, ‘중년 여성’의 이미지를 깨고 중저가의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웠고, 마케팅 역시 MZ세대에게 친숙한 SNS를 중심으로 전개했습니다. "

글로벌 시장에서 이처럼 탄탄하게 입지를 굳힌 조선미녀가 올해 집중공략 할 시장은 바로 ‘조선(한국)’이다. 조선미녀는 현재 미주, 유럽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도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홍대, 강남 등 80여 개의 CJ올리브영 매장에 입점해 있지만, 한방 화장품의 뿌리인 한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더 쌓고 싶다는 게 천 대표의 목표다.

“현재 미주,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해 있지만 아직 현지 화장품 시장에서 조선미녀의 비중은 미미합니다. 올해부턴 (조선미녀 제품이) 현지 핵심판매 채널에 들어가 연간 매출액 3000억 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국내에서도 ‘한방=올드(old) 하다’라는 이미지를 벗고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천 대표는 품목 확장과 증시 상장 등 무리한 외형 확대는 지양할 생각이다. 대신 K뷰티 브랜드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기초 라인을 중심으로 30개 안팎의 상품을 만들고 있는데, 당장은 색조 라인 추가 같은 구색 확대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는 정중하게 자신의 얼굴 사진 촬영을 거절했다. 대표의 스토리보다 조선미녀 브랜드가 더 많이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사진=김유연 기자)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