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 ‘오늘의 삶’ 살아가기

입력 2024-01-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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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소장

2023년 12월, 한 해의 마무리로 10박 11일 동안 명상센터에 다녀왔다. 센터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첫째는 스마트폰과 귀중품 반납, 둘째는 책, 신문, 필기 및 운동 금지, 셋째는 침묵, 넷째는 아침 점심 2번의 채식 이외 음식물 섭취 금지, 다섯째는 침구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독방, 그리고 새벽 4시 반부터 저녁 9시까지 식사 시간 및 휴식 시간을 제외한 8시간 명상이었다.

사람들에게 명상센터에 다녀온다고 알렸더니 모두 부러워하였다. 채식 위주의 건강 식단에, 공기 맑고 경치 좋은 곳에서 근심 없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얼마나 좋냐고 물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침묵할 수 없다. 무엇이라도 보기를 원한다. 교도소에서 중대 범죄를 저지른 죄수를 왜 독방에 수감하는지 알았다. 인간에게 자극이 없는 폐쇄 공간은 고통이다.

본능이 충족되지 못하고, 매일 8시간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있으면 생각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머릿속은 이미 전쟁터다. 온갖 생각들이 앞다투어 일어난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생각은 패턴이 있었다. 과거에 일어나서 좋았던 일들, 과거에 일어나서 싫었던 일들, 미래에 일어나면 좋을 일들, 미래에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일들. 과거와 미래를 오고 가며 갈망과 혐오를 반복한다. 그래서 명상은 호흡에 집중하며 지금, 이 순간에 깨어있는 알아차림을 훈련한다.

지난 한 해 이 네 가지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났다. 노자는 말했다. ‘우울하면 과거에 사는 것이고, 불안하면 미래에 사는 것이고, 편안하면 이 순간에 사는 것이다.’ 2023년에 사로잡히지 말고 2025년을 걱정하지 말고 2024년 올해를 살자, 다짐했다. 죽음을 앞둔 이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가르침도 지금의 삶을 살라는 것이다. 그렇게 올해도 현생(現生)을 살자.

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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