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UN 사칭' 의혹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 고소…“사기당한 것”

입력 2024-01-1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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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11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를 사기죄 혐의로 수사의뢰 했다고 밝혔다. (사진=한진리 기자 truth@)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UN 사칭' 의혹을 받는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이하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해당 단체는 유엔으로부터 공식 인가를 받지 않고 SH공사와 3년간 사업을 진행해 온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기간 투입된 사업비는 약 3억9000만 원으로, SH공사는 추후 사업비 환수와 손해배상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11일 오전 10시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가 유엔의 승인을 받지 않고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해 공식인가를 받은 단체로 오인하게끔 했다"며 수사 의뢰 이유를 밝혔다.

SH공사는 2020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와 협약을 맺고 청(소)년 대상 사회공헌활동 ‘SH 어반스쿨’ 사업을 진행하며 주거권 교육 및 해외탐방 등의 사업을 공동 추진해 왔다. 해당 기간 소요된 예산은 약 3억9800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7월 6일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공식 인가를 받지 않은 사단법인"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온 이후, 같은 달 21일 업무 협약을 해지하고 추가로 공동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SH공사는 설명했다.

김 사장은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의 정식 인가를 확인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선 "국회의 허가를 받았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9년 11월 축전을 보낸 단체이기 때문에 충분히 검증된 기구라고 믿을 수 밖에 없었다"며 "실무진들도 유엔 기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매년 행사를 하기로 최초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고 사업을 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H공사가 전혀 책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사기를 당했다고 본다"며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당연히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위 초대 회장을 지낸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관련된 '권력형 비리'란 여당의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SH공사 관계자는 "향후 구체적인 피해 금액을 산정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또 내부 감사를 통해 다른 사업부의 진행 사항도 조만간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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