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분 간 아무도 없었는데’…한강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 ‘미스터리 셋’

입력 2024-01-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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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교에서 여성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서울 한강 변에서 여성 시신과 함께 발견된 흉기는 변사자가 사망 당일 직접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동동선, 폐쇄회로(CC)TV 등 조사를 토대로 ‘타살 가능성은 희박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몇가지 측면에서 ‘타살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6일 올림픽대교 인근에서 30대 여성 A씨의 시신과 함께 발견된 흉기는 A씨가 직접 구매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사망 당일 경기 이천의 자택 근처 생활용품점에서 흉기를 구매했고 오후 1시께 집에서 나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후 7시 30분께 한강공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8시께 산책하던 시민으로부터 “한강에 사람이 빠졌다”는 신고를 접수해 현장에 출동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심정지 상태였으며 가슴 부위를 흉기에 찔려 시신에 훼손된 상태였다. 신고가 접수되기 전까지 약 35분간 해당 장소에 다른 사람은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 부검을 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8일 A씨 사인을 ‘가슴 왼쪽 자창에 의한 장기(폐) 과다 출혈’이라는 1차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국과수 소견은 타살 여부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의 것으로 누군가 의도적으로 상처를 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발표에 손수호 변호사는 납득이 가면서도 몇가지 측면에서 ‘타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11일 손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흉기가 가슴을 관통한 점, 주저흔이 보이지 않는 점, 스스로 가슴을 찌른 뒤 한강으로 걸어들어갔다면 익사가 사인이어야 하는데 사인이 ‘과다출혈’로 나온 점 등을 토대로 타살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손 변호사는 “시신에 박힌 흉기는 가슴을 뚫고 끝부분이 등 뒤로 나와 있었다. 국과수는 ‘시신에 남은 자창의 위치는 약한 여성의 힘으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의문이 든다”면서 “아무리 독한 마음을 먹고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 실행했다 하더라도 막상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할 때는 본능적으로 주저하게 된다. 주저흔이 몇 군데 남는데 (A씨에게는) 방어흔도 주저흔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행인이 발견했을 때 시신이 물에 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사인은 익사가 아니라 과다 출혈이었다. 흉기에 찔린 상태로 곧바로 물에 빠졌다면 과다 출혈로 사망하기 전에 익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점이 특히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손 변호사는 “과다 출혈로 사망하기 직전 단계에 실족해서 물에 빠졌거나 스스로 물에 들어갔을 이론적 가능성, 과다 출혈로 사망한 다음에 어떤 일로 인해서 시신이 물로 굴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지만 어떤 경우든 자연스럽지 않다”며 현장이나 현장 인근 등으로 범위를 넓힌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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