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대외경제 구조조정 시급하다

입력 2024-01-10 05: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공급망 블록화·자국우선주의 심화
中시장·반도체 외존경제 탈피하고
AI산업 육성…인프라 구축 나서야

드디어 올 것이 왔다. 2023년 우리의 대(對)중국 무역수지가 31년 만에 적자로 전환되었다는 보도다. 그 규모도 180억 달러의 큰 적자가 될 것이라 한다. 중국은 그동안 원유, 식량 등 수입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 무역수지의 균형자로서 큰 역할을 해왔다. 수출의 25%정도를 차지해왔고 2013년에는 628억 달러의 큰 흑자를 기록한 적도 있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445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여 우리의 무역흑자 1위국으로 재도약하였다. 자동차 수출을 필두로 휴대폰, 일반 기계(설비투자용 제조장비, 공조설비, 건설기계 등) 수출의 증가 덕분이다.

연간 수치로 보면 지난해 우리 경제의 무역수지는 99억7000만 달러 적자로 이는 2022년의 477억8000만 달러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지만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수치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우리가 중국과 반도체라는 단일국가, 단일 품목에 의존하는 정도가 대단히 큰 경제라는 사실이다.

이는 반도체 가격사이클의 하방국면에 있거나 세계 구도의 변화로 인해 공급망 충격이 생길 때, 또한 중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때 우리 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됨을 의미한다. 최근의 현실이 이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신(新)통상질서의 실상은 미·중 갈등과 이에 따른 공급망의 블록화, 그리고 자국내 생산에 대한 특혜적 보조금 지급으로 대표되는 자국우선주의가 WTO로 대변되는 자유무역체제를 대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수출규제를 일반 반도체(레거시)까지로 확대하고 있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의한 특혜적 보조금 지급을 통하여 전기차의 자국내 생산과 리튬, 망간, 코발트 등 이차전지 소재의 동맹국 내 조달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지난해 8월 갈륨, 게르마늄 등 반도체 소재 및 가스에 대한 수출규제 도입에 이어 12월에는 전기차배터리 음극재 소재인 흑연에 대해, 그리고 요소수 수출에 대한 규제 도입과 희토류 수출에 대한 보고 의무화까지 손대며 맞대응하고 있다.

유럽 또한 프랑스를 필두로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을 역내 생산기업에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현재 세계경제는 국가 간 편가르기와 함께 개별국가의 각자도생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우리 경제의 대외부문 구조조정 과제가 명확해진다.

첫째는 ‘반도체 착시’ 현상의 해소방안 마련이다. 메모리 반도체에의 지나친 의존은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국내경제가 일희일비하게 됨을 의미한다.

시스템 반도체의 설계, 제조 및 장비까지 경쟁력을 갖추고 차세대 이동통신 등 연관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때다.

둘째, 국내 투자의 상대적 위축으로 인한 일자리 위축문제다. 현재 국내 대 해외의 투자비중이 1:4 정도로 국내투자 비중이 작은 상황이다. 일자리의 해외 유출은 국내 청년인력의 실업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투자의 국내 유도를 위한 노동관행의 개선과 함께 유턴 기업에 대한 파격적 인센티브 지급 등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셋째는 신전략부문인 AI 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교육, 인력 양성 등) 구축 문제다. 공공재적 성격이 있는 신분야 발전을 위해 정부는 기초연구 지원 등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시장 전략의 재편문제다. 1992년 중국과의 수교 이후 중국은 우리 기업의 생산기지로서, 중간재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의 수요처로서, 또한 관광과 화장품 등 고급 소비제품의 대량 구매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우리 기업이 시장상황이 변화했음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데 있다. 공장 투자 등 매몰비용 문제와 관성의 형성(habbit formation)이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

중국은 우리제품에 대한 일방적 수요처가 더 이상 아니다. 소비재뿐만 아니라 중간재까지도 낮은 비용으로 직접 생산해내고 있고 전기차, 배터리 등의 경우에는 오히려 우리보다 높은 경쟁력으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국내 생산 첨단제품에 대한 직접 수출과 함께 생산기지 이전을 추진할 때다. 2024년의 우리 경제는 동맹 등 정치적인 고려 속에서도 실익을 추구하는 양자겸장 전략(2 track approach)을 추구할 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