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자구안 제시에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청신호'…"책임이행 의지 '긍정적'"

입력 2024-01-0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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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워크아웃 검토' 뜻 밝혀
채권단 "추가 자구안 수용" 의사
일부 관계자 '필요 시' 조항 불신
"단 1개라도 불이행시 절차 중단"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태영건설 채권단이 태영그룹이 제시한 추가 자구안을 수용한다고 밝히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개시에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요구한 추가 자구안의 핵심인 오너가의 지주사 담보 제공이 확약된 만큼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11일 예정된 1차 채권단협의회에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KDB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주가 보유한 TY홀딩스 지분과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특히 “태영그룹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 이후 기업개선계획 수립까지 필요한 부족자금을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이라며 “태영 측이 오늘 발표한 방안은 이런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실행함을 확약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도 “그동안 태영 측이 ‘TY홀딩스와 SBS 지분 지키기’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들 지분까지 담보로 내놓겠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재를 출연하겠다는 것인 만큼 그래도 긍정적인 행보로 본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아쉬움을 나타낸 곳도 있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은 태영건설로 인해 TY홀딩스를 먹여 살렸으니 상황이 이렇게 됐으면, 그만큼 번 돈을 태영건설로 내놓으라는 것인데 대주주가 ‘필요 시’ 사재(TY홀딩스·SBS 지분)를 털겠다는 것은 너무 속내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며 “그렇다고 워크아웃이 무산되면 사회적·경제적으로 부정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채권단 입장에서도 많은 고민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11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하는 제1차 채권단협의회를 앞두고 채권단 중 중소 금융사의 동의 여부도 중요하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산은을 중심으로 7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한투·메리츠) 측과는 어느 정도 소통을 이어왔지만, 이들의 태영건설 채권 보유 비중은 33% 수준에 그친다. 결국, 이들이 모두 워크아웃 개시에 찬성하더라도 중소 금융사 67% 중 42% 동의를 끌고 와야 전체 채권단의 75%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 때문에 산은 측도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은 이번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 및 대주주의 책임 이행 방안을 토대로 각 채권자 앞 워크아웃 개시와 정상화 추진을 위한 협조를 신속하게 요청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가 가결되면 즉시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통해 정상화 가능성 분석 및 추진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단 채권단 측은 태영 측이 약속한 자구계획 중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는 중단될 수 있으며,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되더라도 절차가 중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태영 측의 추가 자구안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진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태영 측이 발표한 추가 자구안을 살펴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 대주주가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며 “워크아웃 개시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에서 “감독당국도 채무자와 채권단 합의에 기초한 워크아웃 추진을 뒷받침하면서 복잡한 이해관계가 원활히 조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율 역할을 다해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채무자 측이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확인되면 채무자의 직접 채무뿐만 아니라 직간접 채무,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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