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내용 대부분이 기대...투자자 불신 초래
지난 5월 미래에셋증권이 대량 매수후 매수 추천을 해 논란이 있었다.(본보 5월6 보도 ‘미래에셋, 대량 매수 후 매수 추천 오비이락(?)’기사 참조) 당시 이같은 논란에 금감원의 철조한 조사 목소리까지 있었지만 뒷 짐지듯 외면했다.
결국 금감원의 미온적인 대응에 투자자 불신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이와 유사한 사례가 또 다시 발생했다.
대우증권이 대진디엠피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나 자료 없이 단순한 기대치로 현 주가 대비 30%나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것이다. 문제는 해당 보고서를 낸 당일 대우증권은 6개월간 순매수한 물량을 단 하루만에 내다 판 것이다.
대우증권은 지난 1일 대진디엠피에 대해 안정적인 프린터 사업부와 LED(발광다이오드) 사업부의 성장성을 더해 2009년 사상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대진디엠피의 프린터부분의 실적 증가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조달청 및 정부기관 수의계약 매출확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두 배씩 늘어나는 LED의 성장성과 이익률에 주목하라며 목표주가를 1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조달청 및 정부 기관 수의계약 매출확대 부분에 대한 수치를 묻는 질문에 해당 애널리스트는 “회사에 문의하라”며 “관련 매출은 파악하고 있지 않으며, LED 전반에 대한 분기 매출 수준 정도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진디엠피 관계자도 “조달청과 정부기관 수의계약 매출 확대 부분에 대해 비중이 크지는 않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회사측도 구체적인 수치 파악도 하지 않은 내용을 단순히 늘고 있다는 IR담당자의 설명에 애널리스트는 이를 반영, 목표가 상향의 근거로 삼은 것이다.
대진디엠피는 지난해 1분기 LED관련 매출이 20억원이었으나 올 1분기 49억원으로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1분기 6000원대이던 주가는 현재 이를 반영해 두 배가 오른 상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700억원대에서 15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증권사의 매수 추천 보고서에는 애널리스트 본인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한다고 기재돼 있다. 하지만 우연치고는 절묘하게도 이 날 대우증권은 20여만주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 했다.
지난 6개월간 대우증권 창구를 통한 대진디엠피 매매동향은 20여만주 순매도였다. 6개월간 순매수한 물량만큼이 하루에 모두 시장에 내다 판 것이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에 대해 해당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낸 뒤 주가를 올리고 판 것이 아니다”며 “보고서를 보고 판 투자자들은 이 날 상한가로 마감한 상황을 볼 때는 오히려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는 것을 못 본 것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대진디엠피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 증시전문가는 잊을만하면 나오는 증권사 보고서 논란에 대해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 시행이후 ‘차이니즈월’(이해 상충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인정되는 금융투자업간 정보 교류를 차단하는 장치)에 대해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실제 조사에 나선 적이 없다”며 “금감원이 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자 한다면 철저한 조사 후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