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신용등급 줄하향... 커지는 ‘PF 우발채무’ 경고등

입력 2024-01-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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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의 오피스 개발사업 공사 현장이 멈춰 서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절차) 신청으로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중·대형 건설사를 막론하고 PF 우발채무 위험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건설사들은 신용등급 하향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올해 금융권의 건설산업 기피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규 자금 확보와 사업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2023년 말 신용등급 변동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12월 31일 기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건설사는 △GS건설 △태영건설 △KCC건설 △한신공영 △신세계건설 등 총 5곳이다.

한신평은 GS건설의 장기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조정했다. 신세계건설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한신공영은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내려 잡았다. 태영건설은 A(부정적)에서 CCC(하향검토)로 조정됐다. 태영건설과 KCC건설은 각각 단기등급도 C, A2-로 낮췄다.

이들 건설사의 등급 하향에는 분양실적 저하, 원가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고금리 속 PF 우발채무 부담 확대가 주된 영향을 미쳤다. GS건설은 인천 검단 아파트 사고현장 관련 재시공 손실과 행정처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한신평 측은 설명했다.

정승재 한신평 연구위원은 "지난해 상·하반기 내내 건설사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등급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며 "태영건설의 경우, 워크아웃 개시와 별개로 신청 단계에 진입한 것 자체가 신용등급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한기평) 역시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일성건설은 BB+(부정적)으로, 신세계건설은 A(부정적)로 낮췄다. GS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도 A(안정적)로 내려 잡았다.

이 같은 신용등급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신평은 최근 개최한 ‘2024년 산업 전망’ 웨비나에서도 추가적인 신용등급 재조정을 예고했다. 올 상반기까지 PF 우발 채무나 미분양으로 부담이 커진 건설사를 들여다보고, 신용도를 재검토하겠단 계획이다.

또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는 롯데건설(A+/부정적)과 GS건설(A+/부정적), 신세계건설(A/부정적), HDC현대산업개발(A/부정적)을 꼽았다. 한신평은 이들 건설사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유동성 대비 PF 우발채무가 과중하고 재무부담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당분간 건설사들의 신규 자금조달, 기존 차입금 및 PF 유동화 증권 차환 등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 내 건설·부동산 PF 기피가 심화하고 보수적인 기조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경색된 PF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태영건설과 유사한 사례도 나올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금융기관들은 건설업에 대해 더욱 보수적인 방침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신규대출, 만기연장, 브릿지론 전환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모든 금융기관이 태영건설 사태를 주목하는 이유는 결국 '기업이 신뢰할 만한 절차를 통해 회사를 영위해왔느냐'와 연결된다"며 "업계 16위 기업이 신뢰를 잃으면서 올해 건설 관련 금융시장은 극도로 경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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